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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200자 새책] 그래도 봄은 온다 外





벨라루스 국민시인 3인의 작품 88편

■그래도 봄은 온다(얀카 쿠팔라 외 2인 지음, 마음이음 펴냄)=벨라루스의 국민 시인 얀카 쿠팔라를 비롯해 막심 박다노비치, 야쿱 콜라스 등 3인의 시 88편을 묶은 시선집이다. 벨라루스 시가 국내 번역서로 출간되기는 처음이다. 표제시는 “사방에서 배반의 먹구름이/하늘을 채워도 겁내지 마라,/어둠이 마법을 걸고/휴경지 위에 까마귀가 원을 그리듯 날아도/그래도 봄은 온다!”로 시작한다. 벨라루스는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를 배출하는 등 강인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문화 특성을 드러낸다. 양국의 문학 교차출간 사업의 일환으로 벨라루스에서는 지난해 말 김소월·윤동주·정지용의 시 52편이 담긴 시선집 ‘비단안개’가 출간됐다. 9,800원.



판사가 풀어주는 일상 속 법적 쟁점

■오늘의 법정을 열겠습니다(허승 지음, 북트리거 펴냄)=판사인 저자가 우리 사회의 여러 법적 쟁점을 실제 재판 현장과 법 이론, 영화 등을 엮어 알기 쉽게 풀어썼다. ‘갑질’ 논란에 대해 국가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지, ‘타다’ 문제를 놓고는 혁신인지 불법인지 들여다보며 ‘법과 경제’를 살폈다. 아이돌 스타를 둘러싼 전속계약 분쟁, 해외여행 사고에서 여행사의 책임 범위 등 ‘법과 계약’도 설명했다. 경제, 계약, 인권, 생명윤리, 교육, 소수자, 환경 등 7개 장에 걸쳐 24개 법적 쟁점을 다룬다. 저자가 ‘고교독서평설’에 2년간 연재한 ‘교과서 속 법 세상’을 다듬은 내용이라 문체가 아주 친절하다. 1만6,500원.



봉준호 작품 세계, 아직 정점은 오지 않았다

■이동진이 말하는 봉준호의 세계(이동진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영화평론가인 저자가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사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의 작품세계를 고찰했다. ‘기생충’은 189신의 장면별 분석을 모두 담아 책 전체의 거의 절반을 할애했다. 희망은 횃불이 아니라 불씨라는 ‘옥자’, 뜨거운 계급투쟁과 차가운 사회생물학의 ‘설국열차’, 기억을 요구했던 자가 망각을 기원할 때를 담은 ‘마더’를 비롯해 ‘괴물’ ‘살인의 추억’ ‘플란다스의 개’까지 봉 감독의 장편 7편 모두에 대한 평론이 수록됐다. 저자는 11년 전 ‘마더’ 개봉 때도 쓴 적 있는 표현이라며 “장담컨대, 봉준호의 정점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만9,800원.





일제강점기, 하와이로 떠난 여성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금이 지음, 창비 펴냄)=열여덟 살 버들은 흑백 사진 하나에 운명을 걸고 멀고 먼 하와이로 떠났다. 미국은 소설 ‘혈의 누’에서 주인공이 간 나라로만 접했을 뿐이고 한번 시집가면 영영 못 돌아올 것 같은 곳이었지만, 거기로 시집가면 공부도 할 수 있다는 말에 버들의 마음이 흔들렸고 주저하던 어머니도 십 수년 전 돈 벌러 떠난 조선 총각이 자수성가해 지주가 됐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100여년 전 일제강점기 시대의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 이민 1세대 재외동포와 혼인한 버들·홍주·송화 등 시대를 앞선 여성들이 서로 연대하며 살아낸 사연이 뭉클하게 펼쳐진다. 1만4,800원.



노벨의학상 수상자가 말하는 ‘면역력’

■정신과 물질(다치바나 다카시·도네가와 스스무 지음, 곰출판 펴냄)=항체 반응의 ‘체세포변이설’ 이론을 입증해 198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단독으로 수상한 도네가와 스스무 박사와 일본의 저명한 언론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대담집이다. 바이러스나 병원균 같이 인체에 해로운 물질에 대응하는 면역 시스템을 위해서는 무수한 항원에 대처할 각각의 항체가 필요하다. 도네가와 박사는 면역세포 유전자가 여러 유형의 사슬과 영역 등으로 나뉜 유전자를 부모에게 물려받아 이들을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로 재조합하며 여기에 돌연변이 등으로 인한 경우의 수까지 더해져 억 단위에 달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규명했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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