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부터가 아마도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다. 부활절(4월 12일)에 사람들이 모이면 불행히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이 ‘치명적(deadly) 시기’, ‘참혹한(horrendous)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심각성을 알렸다. 현 상황을 ‘전쟁’에 거듭 비유, 사망자 발생 전망과 관련해 1∼2차 세계대전 사망자 수에 비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아마 많은 사람들이 부활절 예배에 모일 것이고 불행히도 많은(a lot of)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불행하게도 매우 매우 치명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매우 참혹한 시기에 다가가고 있다”며 “나는 우리가 이러한 종류와 같은 (사망자) 숫자를 일찍이 보지 못했다고 진짜 믿는다. 아마도 세계대전, 1차 세계대전 또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매우 나쁜 숫자”에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추정치 제시 없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과거 세계대전 사망자 수와 대등할 수 있다고 비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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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서는 특유의 화법 스타일을 볼 때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날로 3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심각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해 암울한 그림을 그렸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이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연장하면서도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서 “다시 말하건대 우리는 우리나라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원상회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나라는 폐쇄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기간을 가졌지만, 치유법이 문제 자체보다 더 나빠지도록 할 수 없다“고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희망을 거듭 피력했다. 이어 ”우리는 이 나라를 다시 열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몇 달이고 계속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어느 시점엔가는 큰 결정,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날 브리핑에 앞서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 주요 스포츠 연맹 회장들과 전화 회의를 한 사실을 거론, ”그게 언제든 우리가 준비됐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빨리, (스포츠) 팬들이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싶다“며 ”날짜를 말할 순 없지만 우리는 조만간, 매우 조만간 원상회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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