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국소성 전립선암, 전기 펄스로 고사시켜"

서울성모 이지열·박용현 교수팀

암세포 구멍 내는 '나노나이프' 시술

암세포 태우는 초음파 수술보다

통증·주변 조직 손상 위험 적어

전립선 내부에 국한된 저·중위험 ‘국소 전립선암’ 부위에 초당 수백만 번의 전기 펄스를 가해 암세포 벽에 미세 구멍을 뚫어 고사시키는 새 치료기술이 도입됐다.

8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비뇨의학과 이지열·박용현 교수팀은 아시아 최초로 전립선암 국소치료장비 ‘나노 나이프’를 도입해 지난해 11월부터 약 30명에게 시술했다.

나노 나이프를 이용한 국소 전립선암 치료는 지난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으로부터 ‘제한적 신의료기술(3년)’로 고시돼 건강보험 비급여(900만~1,000만원 안팎)로 서울성모병원에서만 받을 수 있다. 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로봇수술과 비슷하거나 약간 비싸다. 3년 뒤에는 경제성평가 등을 받고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수가(酬價·서비스 가격)가 결정된다.

이 치료법은 2~6개의 얇은 나노 나이프 전극침을 암 부위를 둘러싸듯 찔러넣은 뒤 초당 수백만 번의 전기 펄스(매우 짧은 시간 동안 큰 진폭을 내는 전압·전류나 파장)를 가해 암세포 벽에 미세 구멍을 뚫는다. 구멍이 뚫린 암세포는 세포 안팎의 분자균형이 무너지면서 서서히 죽어간다.

이 교수는 “새 치료법은 암 병기 기준으로는 1~2기, 위험도(글리슨 점수) 기준으로는 6~7점인 저·중간위험 국소 전립선암 치료에 적합하다”며 “이런 환자는 최근 각종 검사 등을 통해 조기에 진단되는 전립선암 환자 비중이 커지면서 전체의 30~40%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열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나노 나이프를 이용한 국소 전립선암 시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니터 중앙에 보이는 녹색·붉은색 타원체가 각각 전립선 및 전립선암 부위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국소 전립선암의 경우 수술·방사선치료로 완치를 시도할 수 있는데 치료 효과는 비슷하다.

수술 환자의 3분의1가량은 요실금·성기능장애(발기부전)라는 합병증을 피할 수 없어 수술을 꺼리는 남성이 적지 않다. 특히 15%가량은 기저귀를 차야 할 정도로 심한 요실금이 생긴다. 전립선암 수술은 전립선과 정낭(정액의 일부를 분비)을 제거하고 방광과 요도를 이어주는 것이 기본이다. 전립선을 제거할 때 옆에 붙어 있는 신경이 손상되지 않게 조심하지만 종양이 신경을 침범해 신경을 절제해야 하는 환자도 있다. 전신마취·출혈·감염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엑스레이를 이용하는 방사선치료는 엑스레이가 종양 앞뒤로 투과되는 특성 때문에 암세포뿐 아니라 주변 정상조직까지 손상된다. 세기조절 기술로 부작용을 줄였지만 환자의 10~15%에서 인접한 방광·직장 출혈, 요로협착 등이 생길 수 있다. 다만 방사선치료는 수술과 달리 발기부전·요실금 같은 수술 합병증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양성자치료는 부작용이 적지만 전립선암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2,800만원가량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최근 초음파 에너지를 한 점에 모아 80도 이상의 열을 발생시켜 암세포를 파괴하는 시술인 ‘고강도 초음파집속술(HIFU·하이푸)’을 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항문~직장으로 하이푸 기기를 집어넣어 치료하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거의 없다. 전립선 전체를 제거하는 기존 수술과 달리 암 부위만 파괴하기 때문에 요실금·발기부전 위험 등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초음파로 높은 에너지·열을 가해 암 부위를 태워 죽이는 하이푸도 주변 조직의 손상을 초래한다”며 “반면 한 단계 발전된 나노 나이프는 암세포에 구멍을 뚫는 정도의 약한 전기 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요도·신경혈관다발·직장 등 전립선 부근의 주요 장기·조직에 위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이 시술을 받은 뒤 치료한 게 맞느냐고 물을 정도”라며 “시술 시간도 30·40분이면 된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