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12일 전국 지역구 곳곳에서 초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야는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막판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체 표심을 뒤흔들 수 있는 후보자의 막말과 네거티브 폭로 등 돌발 변수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특히 경계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느 정도 승기를 잡았다는 내부 분석을 바탕으로 ‘조심 모드’에 돌입했다. 상대 당 후보들의 잇따른 막말 논란을 ‘호재’로 보기보다는 정쟁을 자제하고 민주당 내부에서 나올 수 있는 막말을 조심해야 한다며 옷깃을 여미는 모양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각종 유세에서 “싸움질하고 막말하는 것부터 고쳐야 정치가 개선된다”며 “여야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뒤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게 먼저”라는 취지의 발언을 계속 내놓고 있다.
차명진(경기 부천병) 후보, 김대호(서울 관악갑) 전 후보 등의 잇단 막말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은 남은 기간 또 다른 막말 논란을 막기 위해 내부 단속에 나섰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전날 황교안 대표를 만나 “당 지도부에 ‘제발 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아 달라’고 지시하라”며 사실상 ‘함구령’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기도 했다.
선거 막바지 ‘메가톤급 의혹 제기’로 네거티브전이 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야당이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 총선 목전에 ‘n번방 사건’ 여권 인사 연루설 등 근거 없는 폭로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통해 ‘선제적 방어’에 나섰다.
통합당은 이 같은 민주당의 관측에 선을 그었다. 지난 10일 여권 인사 연루설 등 n번방 사건 관련 제보의 공개 가능성을 거론했다가 폭로하지 않기로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섣부른 네거티브 폭로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장 김종인 위원장은 “‘n번방 사태’ 같은 정확한 확신도 없는 것을 자꾸 이야기하면 쓸데없이 상대방에게 빌미를 준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폭로 계획은 원래 없는데 이상하게 그렇게 이야기가 됐다”며 “초기 수사를 제대로 못한 것을 지적하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율도 막판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가 26.69%(잠정 집계)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15일 본투표에서 유권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지에 여야가 모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본투표일 날씨도 관건이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사전투표는 코로나19 때문에 분산돼 투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인식이 있어 투표율이 높아진 것 아닌가 싶다”며 “전체적인 투표율은 모두 합치면 지난번과 비슷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이번 투표율이 2년 전 지방선거(60.2%) 때보다 높은 60%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투표율 자체보다는 지지층의 결집도가 중요하다고 본다. 박형준 위원장은 “적극적 지지층뿐 아니라 소극적 지지층까지 얼마나 투표소에 나오게끔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것이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다른 이유”라고 했다. 즉, 이른바 ‘샤이 보수’의 표심을 얼마나 끌어내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는 것이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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