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금 현물을 사고 팔 수 있는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거래량은 올해 들어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폭락장을 경험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인 금에 자산을 배분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KRX 금시장에서 거래된 금 현물은 총 2,468kg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거래량이 640kg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28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은 359억원에서 1,541억원까지 늘었다. 하루 평균 18억원이 거래됐던 시장이 3개월 새 하루 평균 70억원이 거래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KRX 금시장은 4월 현재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72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KRX 금시장으로 유입되는 이유로는 저렴한 수수료가 꼽힌다. 대표적인 금 관련 투자처인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는 정기적인 운용 수수료나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되는 반면, KRX 금시장의 경우 매수·매도 결제 시 평균 0.3%의 증권사 수수료만 발생한다. 단, 금을 실물로 인출하는 경우에는 골드바 1개당 2만원 내외의 인출 비용과 거래가격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 한다. 거래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 계좌 개설만 하면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주문을 낼 수 있고, ETF처럼 유동성공급자(LP)를 두고 있어 빠르게 거래가 이뤄진다. 이에 KRX 금시장 내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도 올해 1월과 2월 60%대에서 3월 70%로 꾸준히 늘고 있다.
금 수요가 늘면서 KRX 금가격 역시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5만6,540원이었던 금 현물 가격은 이달 17일 기준 6만6,500원까지 올라 올해 17.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로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상존하지만,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 가격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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