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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증거 없이 신상 안 까”…경찰 엄포 비웃는 변종 신상공개방

경찰, 텔레그램 자경단 수사 방침에도

가해자 얼굴 성형한 변종 공개방 등장

피해자 신상 노출되며 2차 가해 우려

민갑룡 경찰청장이 텔레그램 내 신상공개 집단 ‘자경단’의 수사 방침을 재차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10일 텔레그램 채널 ‘주홍글씨’에 올라온 공지. 경찰 발표를 의식한듯 관련 내용을 전한 기사를 캡쳐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신상 공개는 활발히 이뤄졌다./텔레그램 캡쳐




경찰이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신상정보를 무차별적으로 공개한 텔레그램 자경단에 대해서도 수사 방침을 밝혔지만 인터넷에서는 여전히 신상공개방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텔레그램에서는 경찰의 엄포를 비웃듯 새로운 형태의 신상공개방까지 등장하며 2차 피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성 착취 가해자 처벌한다는 신상공개방, 그들조차 '괴물'로]

21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9일 자경단 수사방침을 재차 밝힌 이후에도 텔레그램에서는 변종 신상공개방이 등장하는 등 확인되지 않은 가해자에 대한 낙인찍기와 2차 피해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새롭게 만들어진 한 변종 신상공개방은 기존 방들과 달리 고객으로 지칭한 가해자 추정인물의 얼굴을 포토샵 등을 통해 가공한 사진을 나란히 게재하고 있다. 이 방의 운영자는 ‘본 채널은 텔레그램 내 중범죄자를 박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해당 방에서는 범행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인물들이 성 착취 범죄자로 낙인찍혀 있는 등 잘못된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앞서 만들어진 기존 자경단 채널들 역시 경찰의 수사 방침을 코 웃음치고 있다. 텔레그램 내 대표적 자경단 채널인 ‘주홍글씨’는 성 착취 관련자라고 주장해온 십여 명의 신상정보를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주홍글씨 운영자는 경찰의 수사 방침을 의식한 듯 “우리는 증거 없이 박제한 경우는 없다”고 반박하며 신상공개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신상공개방 ‘아카츠키’ 역시 경찰 방침을 의식하면서도 “우리는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반성하는 사람들은 글을 지워준다”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경찰이 자경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지만 관련자들을 검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경찰청의 한 수사 관계자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거를 예로 들며 “텔레그램을 홍보하는 과정이나 돈이 오가는 과정의 연결고리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자경단의 경우 성 착취 가해자들과 달리 금전적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자금추적 등을 통한 역추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청은 이달 초 “현재 자경단 활동이 경찰 수사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피해자 사진들이 다시 유출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에 대한 수사 방침을 내비쳤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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