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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경찰관]교통정보 안내방송 17년..."출퇴근 길라잡이로 시민과 교감하죠"

■이정환 서울청 교통안전과 경위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에서 교통안전과 소속 이정환 경위가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성형주기자




“올해로 17년 차지만 카메라 앞 긴장감은 어쩔 수가 없네요.”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과 소속 이정환 경위는 교통정보 안내 방송만 17년째인 자타공인 베테랑이지만 “이 일의 무게를 생각하면 마음이 가벼울 수가 있겠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경위는 족히 8,000회 넘는 교통정보를 전달해오며 국민들의 출퇴근길 길라잡이 역할을 해왔다.

이 경위는 팬레터를 받는 몇 안 되는 경찰관이다. 오랜 세월 멀끔한 정복 차림으로 카메라에 모습을 비추다 보니 종종 응원과 격려의 편지를 받기도 한다. 그는 의정부의 한 디스크 환자 시청자를 인상 깊게 기억했다. 이 경위는 “제 방송을 보면서 힘이 난다고 격려해주시던 분인데 디스크 수술 직후에도 덕분에 수술이 잘 끝났다며 소식을 알려 오기도 했다”며 “가끔 그분의 소식이 궁금하기도 하다”고 회상했다.

이런 탓에 이 경위는 본인의 업무가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데까지 이어진다고 믿는다. 교통 정체가 유난했던 어떤 날, 아침부터 온통 길이 막힌다는 정보만 전달했더니 한 시청자로부터 “하루가 우울하다. 인생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다”는 귀여운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이 경위는 말했다. 이 경위는 “별것 아닌 교통정보도 듣는 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걸 늘 실감한다”며 “가끔은 여는 인사로 교통정보가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덕담을 전하기도 하는데 짧은 멘트지만 단어 하나하나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사실 그의 유구한 경력에는 남모를 사정이 있다. 남들보다 빨리 출근해 매일 같이 카메라 앞에 서는 격무에 그의 뒤를 이으려 하는 후임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 ‘강제로’ 17년째 이 일을 이어 오고 있다. 이 경위는 “솔직히 말하면 다른 일도 해보고 싶어 부서 이동을 시도해봤지만 후임자 물색이 어려웠다”고 멋쩍어했다.

17년 차 베테랑에게도 초년 시절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생방송이다 보니 예고 없이 방송시간이 변동되는데 그는 “이 몇 초의 압박이 얼마나 큰지 처음에는 이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해 씩씩대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제는 변동을 미리 예측해 어떤 부분을 빼고 더할지도 다 정해놓는 이 경위다.

이 경위는 끝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보듯 우리나라 국민들은 한다면 해내는 사람들인데 유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교통사고 사망사고 발생률은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우리도 단순 교통정보 제공에 머무르지 않고 경각심을 주고 국민의식을 높이며 궁극적으로는 교통사고 사망률 감소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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