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인공지능(AI)과 빌트인, 공동개발생산(JDM) 제품으로 2030년까지 유럽 매출을 두 배로 키워 현지 1위 가전 업체로 도약하는 비전을 밝혔다. 프리미엄 시장은 물론 중국 업체들이 추격하고 있는 중저가 시장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2030년 180조 원 규모로 커질 유럽 가전 시장에서 선두로 올라설 계획이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 시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고효율 제품과 지역 맞춤형 전략으로 5년 내 유럽 시장 매출을 2배로 키워 확고한 1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류 본부장은 “(유럽 시장의) 프리미엄존(고급 가전)에서는 시장을 리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들이 부족한 보급형이라던지 엔트리 모델 쪽이 좀 보강되면 저희들이 성장하고 1위까지 하는 데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번 IFA 2025에서 생성형 AI와 빌트인, 높은 에너지 효율로 무장한 유럽 맞춤형 가전 25종을 대거 공개했다. ‘LG AI 가전의 오케스트라(LG AI Appliances Orchestra)’ 주제로 마련된 전시관에는 ‘LG 씽큐온(ThinQ ON)’이 탑재된 가전들이 사용자의 의중을 파악해 조명·온도 등 생활 환경을 조절하고 재료 추천과 요리법을 제안하는 완벽한 ‘AI 홈’ 솔루션을 선보인다.
류 본부장은 AI 가전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기존의 씽큐(스마트홈 플랫폼)가 ‘씽큐 AI홈’으로 진화한다”며 “(LG전자는) 가전뿐 아니라 집 안에서 일어나는 가사와 관련된 모든 일에 대한 정보들, 노하우들, 그리고 고객이 뭘 원하는지 이런 부분들은 다른 어떤 경쟁사보다 저희들이 탁월하게 많은 정보와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류 본부장은 앞으로 유럽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 사업(볼륨존)을 키우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동안 LG전자는 유럽인들의 높은 생활 수준과 취향을 고려해 프리미엄 가전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가전 시장이 성숙기를 맞은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프리미엄 가전의 수요도 위축되면서 중저가 시장이 다시 커지는 상황이다.
LG전자는 터키와 중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 중저가 가전 시장에서 JDM 제품을 앞세워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중국 가전 업체와 공동으로 기획, 개발해 높은 품질의 중저가 제품을 내놓고 있다. 류 본부장은 “JDM은 LG가 원하는 디자인·성능을 갖춘 제품을 중국의 제조 생태계를 활용해 만들겠다는 전략”이라며 “생태계, 일하는 방식 등을 배우기 위해 경쟁사의 심장에 들어가면 우리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IFA 2025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최고상인 ‘베스트 오브 IFA(Best of IFA)’를 수상했다. 이를 포함해 모빌리티, 접근성 제고, 가전, 홈 엔터테인먼트 등 4개 부문에서 5개 최우수상, 스마트 홈 등 4개 부문에서 11개 우수상 등 총 17개 상을 받으며 가전업계 선두주자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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