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와 대한항공(003490)이 국내 최초 항공사 전용 신용카드를 내놓으면서 상업자 표시 전용카드(Private Label Credit Card) 전략이 카드 업계의 주목받고 있다. 특히 좀처럼 늘지 않는 전업카드사의 회원수와 달리 현대카드는 지난해만 72만명의 회원이 증가했다. 업계는 현대카드의 PLCC전략이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과 현대카드는 최근 대한항공 특화 혜택과 항공 이용에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한항공 전용 카드를 출시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의기투합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미 현대카드와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PLCC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해 기존 제휴카드와는 다른 혜택을 부여했다. 카드 혜택은 대한항공이 주도적으로 설계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혜택을 비롯해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할인과 라이브러리(디자인·트래블·뮤직·쿠킹) 무료입장 등 현대카드 회원전용 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 결제금액 1,000원당 1마일리지가 기본 적립되고 상품별로 대한항공·해외·호텔·면세점 등에서 결제 시 1,000원당 2~5마일리지의 적립 혜택이 주어진다. 실적 조건을 채운 대한항공카드 150 회원에게는 매년 5,000마일리지, 대한항공 더 퍼스트 회원에게는 매년 최대 1만5,000마일리지 바우처가 제공된다. 대한항공과 현대카드는 카드를 신청한 고객에게 상품에 따라 3,000~1만5,000마일리지의 웰컴 보너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그동안 PCLL카드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현대카드 PLCC카드의 대표격인 ‘스마일 카드’는 발급건수가 연초 70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e커머스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스마일 카드 역시 현대카드와 이베이코리아아 손잡은 PLCC카드다. 지난 2018년 6월 출시 이후 1년 6개월 동안 월 평균 4만명 가량의 회원을 끌어들였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회원수를 대폭 증가시킨 배경이다. 여기에 현대카드는 지난해 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에서 결제할 수 있는 전용 카드에 선정된데 이어 이번에 대한항공 전용 신용카드도 내놨다.
그동안 카드업계는 현대카드의 PLCC전략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기존 제휴카드와 다르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현대카드의 지난해 취급액 증가액이 5조원에 달하자 제휴카드와 PLCC카드의 경쟁력 분석에 착수한 카드사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똑같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카드지만 제휴카드의 경우 카드사가 항공사에 마일리지를 지불하는 식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형태”라며 “반면, PLCC카드는 항공사와 카드사가 똑같이 비용을 부담하게 돼 카드사로서는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은 카드사와 함께 비용과 수익을 나누기 때문에 기존 제휴카드 보다 더 많은 혜택을 PLCC카드에 부여해 고객을 유인하는 마케팅을 하게 된다. 결국 갈수록 혜택이 축소되는 다른 카드와 달리 PLCC카드는 업계 최상위 혜택을 부여할 수 있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현대카드의 승부수는 빅데이터 확보에 있다. 현대카드는 PLCC를 통해 고객 소비 성향·취향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다양한 상품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단순한 결제 수단에 그치지 않고 마케팅과 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휴 기업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PLCC카드를 통해 구축되는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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