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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연구기관 “퇴보한 北 수출구조, ‘빈곤의 덫’ 빠졌다”

■KDI, '북한경제리뷰' 4월호

北, 케냐 등 저소득국가와 수출 유사도 높아

20년 전 한 수 아래였던 인도·베트남에 '역전'

"중단기적으로 저숙련·노동집약 집중할 수밖에"

“저개발국들이 비교우위에 입각한 수출 전략을 통해 따라잡기 성장을 도모하는 가운데 북한의 수출 및 생산 구조는 ‘빈곤의 덫(poverty trap)’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수출 구조에 기반한 북한의 성장 잠재력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정연하 KDI 부연구위원은 최근 ‘국제비교적 관점에서 본 북한 수출구조의 질적 저하 : 1998~2017년’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KDI가 매달 내놓는 ‘북한경제리뷰’에 실렸다.

정 부연구위원은 국가 간 수출 구조의 유사성을 분석해 북한 수출의 질적 변화를 추적했다. ‘수출유사도 지수(ESI)’라는 지표를 활용했는데, 이는 국가 간 수출 상품의 유사성 정도를 판단하는 개념이다. 수출 유사도가 어느 국가와 가까운지에 따라 선진국형 수출 구조를 따라가는지, 아니면 반대인지 추론할 수 있다.





정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1998년 이후 20년 간 북한과 수출 구조가 유사해진 정도가 높은 10개 국가는 라이베리아·모리타니·카보베르데·미얀마·아이티·케냐·에티오피아·바누아투·몰도바·시에라리온이었다. 반대로 수출 유사도가 가장 적게 증가한 10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홍콩·태국·일본·싱가포르·필리핀·미국·말레이시아·헝가리·영국 등이었다. 정 부연구위원은 “지난 20년 간 북한의 수출 구조가 선진국 및 고성장 국가들로부터 유리돼 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면 북한과 수출 구조가 가장 유사해진 10개 국가는 모두 수득 수준이 매우 낮은 저개발국들로 구성돼 있다”며 “이는 북한의 수출 구조가 지난 20여년 간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에 수렴해 왔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수출의 ‘질적’ 변화를 판단하는 데 수출유사도 지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수출고도화 지수(EXPY)도 활용을 했는데, 이 역시 북한 수출 구조의 질적 저하 추론을 뒷받침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수출고도화 지수는 쿠바에 비해서도 낮은 상승 추세를 보이며 장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998년 북한보다 수출고도화 지수가 북한보다 낮았던 인도와 베트남은 2017년 현재 북한보다 1.4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북한 수출의 질적 개선은 가능할까. KDI는 “단기간에 고도화된 상품 수출 구조로 이행하기란 쉽지 않다”며 “핵문제가 해결되고 북한이 개혁 개방의 길로 들어선다 하더라도 북한 노동력의 인적 자본 부족, 생산시설의 부족 및 노후화, 낙후된 기술 등에 비춰 북한은 중단기적으로 여전히 저숙련, 노동집약적인 상품 생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현실적으로 취해야 할 전략은 노동집약적인 상품 중에서도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상품을 찾아내 생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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