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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대신 책에서 삶의 가치를 배운다

■[청소년 신간] 앙상블 外

혐오와 차별, 극단주의, 연대 등

코로나 계기 생각해볼 가치 전해

코로나19로 세상을 달리 보게 된 건 어른 뿐만이 아니다. 청소년들 역시 전세계 감염병 대유행 속에 죽음과 고립, 연대와 희망, 차별화 혐오 등 다양한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접했다. 머리와 마음이 모두 복잡한 건 그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혼란 속에 생각을 정리하려면 교과서 교육 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번 짚어봐야 할 가치들을 같이 생각해보자고 청소년들에게 제안하는 신간들이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앙상블(은모든 외 4인 지음, 블랙홀 펴냄)=청소년 연대를 테마로 쓴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은모든·정명섭·정은·박경은·하유지 등 작가 5인이 ‘청소년에게 연대란 어떤 의미일까’라는 고민을 함께 한 끝에 내놓게 됐다.

은모든의 ‘201호의 적’은 웹툰 작가를 만나 직업 인터뷰를 하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정명섭의 ‘벙커의 아이’는 지구 종말에 대비해 벙커를 만들던 프레퍼족(생존주의자) 소년과 정체 모를 전학생의 사연을 전한다. 정은의 ‘급식왕’에는 학교 급식 비리 사건이 등장하고, 탁경은의 ‘러블리 오혁’에서는 특정인에 대한 팬심이 가득한 여학생들이 이야기를 이끈다. 마지막으로 하유지의 ‘진짜든 가짜든’은 일하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다.

“우린 각자의 온전한 삶을 살면서도 서로의 연대가 필요할 때면 이유 없이 함께 했다. (…) 혼자 가는 것보다 함께 가면 항상 더 큰 힘과 용기가 생긴다.(‘급식왕’ 중에서)”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지만 동시에 함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청소년 시절. 그럼에도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라고 책은 말한다. 1만2,000원.



■도대체 극단주의가 뭐야(안야 러임쉬셀 지음, 비룡소 펴냄)=지난 해 독일청소년문학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이다. 저자는 독일 프리랜서 언론인인 안야 러임쉬셀로, 코로나 19로 유럽과 미국, 오세아니아 등지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와 공격 사건이 심심찮게 전해지는 가운데 극단주의릐 A부터 Z까지 촘촘하게 정리했다. 극단주의에 대한 개념 정리에서 시작해 극단주의의 탄생, 세계 각국의 극단주의 사례, 극단주의의 위험성, 극단주의 극복 방법 등을 저자는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알려준다. 저자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거부하며 때때로 폭력까지 서슴지 않는 극단주의를 청소년들이 제대로 알아야 건전하게 맞설 수 있다고 말한다. 1만3,000원.





■딸에게 들려주는 인종차별 이야기(타하르 벤 젤룬 지음, 롤러코스터 펴냄)=다른 인종이나 민족의 유입이 극히 적었던 한반도에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일상 속 인종차별을 경험한 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여행 도중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 온다. 우리 사회 안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을 향한 차별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책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공쿠르상 수상 작가 타하르 벤 젤룬과 그의 딸이 인종주의를 주제로 나눈 대화를 주제로 한다. 인종주의가 단지 피부색의 차이를 넘어 국적·종교·문화적 관습의 차이를 이유로 얼마나 끈질기고 잔혹하게 폭력을 행사하는지 깨닫게 한다. 다문화 시대에 올바른 가치관을 갖기 위해 읽어봐야 할 책이다. 1만3,800원.



■제니의 다락방(제니퍼 헌틀리 지음, 하늘마음 펴냄)=2017년 타계한 찰스 베츠 헌틀리(한국명 허철선) 목사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기독병원 원목으로 재직 중이었다. 당연히 현장에서 모든 참상을 두 눈을 지켜봤고 기록으로 남겨 역사의 증인이 됐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드앙하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광주에서 가지고 나오는 필름이 헌틀리 목사의 기록물이다. 이 책의 저자는 헌틀리 목사의 막내딸 제니퍼다. 당시 9살 소녀였던 제니퍼는 아버지가 다락방에 숨겨준 학생들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주고, 아버지가 없을 때 수색 나온 군인들에게 아이스티를 대접하며 다락방 손님의 존재를 숨긴다. 당시 작은 다락방에는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불안에 떨며 지냈다. 그 동안 집 밖에서는 시민군의 마지막 저항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9살 이방인 제니퍼에게도 5·18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이웃 이야기였다. 광주 시민은 물론 한국인 모두에게 더더욱 그렇다. 또한 제니퍼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강조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책에는 영어 원문도 함께 수록돼 있다. 1민2,000원.



■청소년을 위한 고전소설 에세이(류수열 지음, 해냄 펴냄)=현재에서 답을 구하기가 어렵다면 역사를 돌아보기 마련이다. 신간 ‘청소년을 위한 고전소설 에세이’는 한양대 국어교육학과의 류수열 교수가 청소년들에게 주체적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고전에서 찾을 것을 권유하는 책이다. 허생전부터 이생규장전, 창선감의록, 홍길동전까지 한국의 대표 고전 소설 24편을 통해 개인의 삶, 인간의 본성, 사회와 국가의 존재 이유를 생각해보도록 한다. 화왕계에서는 할미곷 같은 존재가 우리 사회에 지금도 필요한 이유를, 홍길동전에서는 초인적 영웅마저 바꾸지 못한 국가와 사회의 관습과 장벽에 대해 성찰해볼 것을 권한다. 어려운 옛말이나 한자어, 중요 개념들은 풀이 박스를 넣어 별도로 설명했다. 저자는 “소설을 읽는 눈과 인간을 보는 눈, 세상을 살피는 눈이 한층 밝아지기를 바란다”며 “어렵고 진부하다는 고전 소설에 대한 편견이 허물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1만5,800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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