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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대한민국 고급두뇌 '포스닥'의 자화상

통계조차 없던 박사후연구원 실태보고서 나와

포스닥, 취업난에 10명당4명 지도교수품 못 떠나

10명중 3명이상이 평균 근로소득에도 못미쳐

대기업 근로자보다 나은 포스닥 10명중 1명미만

2/3가 희망하는 공공부문 일자리는 정체상태

민간부문 취업 고려한 산학협력 활동 제고 필요

신진 연구원 채용하는 중견-중소기업 우대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박사후연구원(포스닥·Post-doctoral researcher)의 일자리 지원에 나서면서 이들의 취업난 등이 어느 정도 심각했는지도 주목 받고 있다. 학위 취득후 갈 곳을 찾지 못해 지도교수의 품을 떠나지 못하는 포스닥이 10명당 4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이 근로자 평균을 밑도는 경우도 포스닥 10명당 3명 이상에 이르러 대한민국 고급두뇌들의 서글픈 현실이 드러났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박기범 선임연구위원과 박현준 연구원이 최근 작성한 ‘국내 박사후 연구원의 규모와 특성’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신규 박사학위자는 1만3,170명이며 이중 포스닥으로 진로를 선택한 인력은 약 3,000명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들 포스닥중 80.5%(약 2,300명)가 이공계 박사였다.

이들 고급 두뇌들은 받아 주는 곳이 많지 않아 학위 취득 시점에는 10명당 약 4명(38.5%)이 지도교수 연구실에 잔류했다. 학위취득 시점 지도교수 연구실 잔류비중은 이공계열일수록 높아 의약계열 54.5%, 자연계열 46.7%, 공학계열 41.3%였다. 반면 사회계열은 12.5%, 인문계열은 11.1%로 낮았다. 학위 취득후 1.5~2년이 경과한 뒤에도 지도교수 연구실에 남아 있는 포스닥들의 비중은 약 4분의 1로 분석됐다. 이는 “신규 박사 취업 시장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박 선임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자료: STEPI)


포스닥의 연간 근로소득(학위취득 시점 기준)을 살펴보면 △2,000만원 미만이 6.7% △2,000만~3,000만원 미만이 22.6% △3,000만~4,000만원 미만이 35.9% △4,000만~5,000만원 미만 14.9% △5000만~6,000만원 미만 13.3% △6,000만~7.000만원 미만 2.1% △7,000만~8,000만원 미만 2.6% △8,000만~9,000만원 미만 1.0% △1억원 이상 1.0%였다. 2018년 우리나라 근로자 전체의 평균 소득이 월 297만원(연간 환산시 3,564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근로소득에도 못 미치는 벌이를 하는 포스닥이 10명당 3명 이상임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같은 해 국내 대기업 근로자 평균 소득이 월 501만원(연소득 환산시 6,012만원)인 것에 비견하면 포스닥 10명당 9명은 대기업 평균 근로자에 못 미치는 처우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선임연구위원은 포스닥 급여 수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스닥은 학계 지향성이 높이 3분의 2이상이 공공부문 취업을 희망하지만 공공부문 정규직 연구개발 일자리 증가폭은 연간 최대 1,000명 수준으로 정체돼 있으므로 민간부문으로의 진출을 돕는 경력개발지원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박사과정에서부터 민간부문 취업을 고려한 산학협력 활동을 제고해야 한다고 박 선임연구위원은 강조했다. 또한 중소 및 중견기업의 연구개발(R&D)정책 차원에서 신진연구 인력 채용 및 활용에 대한 우대 정책을 펼 것을 주문했다. 포스닥이 포함된 R&D과제에 대해선 멘토가 포스닥의 훈련 ·지도·경력 개발 등을 책임지도록 당국이 모니터링 및 평가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포스닥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책현황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박사후연구원은 대학 R&D체제에서 창의성이 가장 높은 인적 자원으로 간주되며 여러 연구원들은 박사후 연구원의 높은 연구생산성을 보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박사후연구원에 대한 체계적인 통계가 없어 수행 기간이나 활동, 연구여건은 물론 전체적인 규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작성 과정에서도 기존의 국내 통계자료만으로는 정확한 실태파악이 어려워 한정된 인원의 표본 집단을 추적조사해 전체 현황을 추계하는 차선책이 선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키우리’사업의 연구단 기본모델 개념도/자료제공=과기정통부


이런 가운데 과기정통부는 이공계 포스닥 등 박사급 비전임연구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3년간 총 375억원을 투입하는 ‘키우리(KIURI)’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추진할 대학으로는 서울대와 성균관대, 연세대, 포항공대 등 4개 대학이 선정된 상태다. 이들 대학은 포스닥 등을 중심으로 한 연구단을 구성해 인공지능(AI) 기반의 헬스케어, 정밀의료, 자동차 핵심소재 및 부품, 바이오분자집게, 에너지·환경 기술 등 분야의 인재를 육성한다/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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