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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배웠는지 모르겠는데 등교 2주 뒤 중간고사”...발등에 불 떨어진 학생들

13일 순차 등교 앞두고 학교들 중간고사 일정 공지

대부분 6월초중순 실시하지만 5월 25일 시작하는 곳도

등교 후 2주 뒤 시험 소식에 학생들 '혼란' 호소

고3은 등교 직후 학평 치러야해 중압감 더 커

휴원 권고기간 학원 나가지 않은 학생들 불안

4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정문에 ‘너희들이 와야 학교는 봄이란다, 보고 싶다’고 적힌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13일 고3부터 순차적 등교 실시를 결정하면서 학생들은 중간고사 대비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후 한 달 동안 원격 수업에 적응하느라 정작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당장 등교 후 2주 뒤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휴원 지침에도 학원에 나간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간 성적 차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학교들은 중간고사 실시 여부를 결정하고 학생들에게 시험일정을 공지했다. 학교급이나 학교에 따라 일정에 차이가 있지만 6월 초·중순에 중간고사를 실기하는 학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교 중에서는 중간고사를 건너뛰거나 고등학교 가운데 고3 대상으로만 중간고사를 실시하기로 한 학교도 있다.

중학교와 달리 올해 빡빡한 입시일정을 생각해야 하는 고등학교 중에서는 5월25일부터 시험이 시작되는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3이 등교하는 13일로부터 12일 뒤면 시험이 시작되는 셈이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공립고등학교는 25~29일로 중간고사 기간을 정하고 학생들에게 시험 범위를 알렸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3월 초 개학 예정이던 전국 초중고 개학이 네 차례 연기됐다. 지난달 9일 고3·중3을 시작으로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온라인으로 개학했지만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등 원격 수업 시스템이 마비되는 등 학업에 차질을 겪었다.

온라인 개학 이후 서버가 수차례 마비돼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선생님이 내준 과제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던 학생들은 등교하면 곧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하고 있다. 평소 교실에서 수업 내용을 필기하는 공부법에 익숙한 학생들은 원격 수업 동안 과제에 치여 정작 제대로 공부는 하지 못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중간고사 일정은 내부적으로 잡아놓았지만 정부의 등교 수업 발표를 기다리느라 아직 학생들에게 구체적 일정과 시험 범위를 알리지 못한 학교들도 많다. 학생들은 구체적인 일정과 시험 범위가 공지된 인접 학교들을 참고해 시험에 대비하려 하지만 학교마다 방침이 제각각이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고3 학생은 “25일부터 시험인데 학교에서 EBS 온라인클래스에 올라온 강의 중 몇 개가 들어가는지, 어느 부분이 들어가고 빠지는지 등은 등교해야 알 수 있다고 한다”면서 “공부를 했다가 시험 범위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어 난감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14일 고3에 한해 학력평가를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고3 수험생들은 등교 직후 학력평가와 중간고사 모두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평상시에는 3월 개학 직후 치러지는 서울시교육청 주관 학력평가 성적을 통해 정시와 수시 지원을 선택하고 입시 전략을 짜지만 올해는 개학이 네 차례 연기되면서 학력평가 일정도 꼬여버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학원에 강력한 휴원 권고를 내렸던 지난달 학원에 나가지 않은 학생들은 지금이라도 학원에 가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도 학원에 나간 학생들은 이미 한 달 전부터 학원에서 중간고사 대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온라인 수업 여건상 제대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해 등교 이후 급하게 진도를 빼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28일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된다는 한 고3 학생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원에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면서 “학원에서 화상수업을 진행 중인데 지금이라도 들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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