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고 세계적인 관심 속에 2020시즌 정규리그의 막을 올렸다.
지난 3월28일 시작할 예정이었던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는 몇 차례 연기를 거쳐 5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무관중으로 시즌을 시작한 KBO리그는 추이를 봐가며 팬들에게 야구장의 문을 열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4월12일 가장 먼저 리그를 시작한 대만에 이어 프로야구 성행 국가 중 두 번째로 대장정에 들어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의 개막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이날 개막전에서는 해외 매체들의 KBO리그 취재 경쟁이 펼쳐졌다. 이날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공식 개막전이 열린 인천 SK 행복드림구장과 서울 잠실구장에는 미국 AP통신과 중동 유력 매체 알자지라 방송 등 총 20여 개 해외 매체의 기자들이 몰렸다.
‘안전’과 ‘희망’을 강조한 개막전은 시구 장면도 특별했다. kt wiz가 수원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 시구자로 초청한 어린이회원 이라온군(9·평동초교 2학년)은 야구공 형태의 대형 투명 워킹볼 안에 들어가 투수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 걸어오며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고 시구를 마쳤다. SK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용돈을 모아 마스크 등을 기부한 노준표군을, 삼성 라이온즈는 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전국 의료진의 지원을 끌어낸 이성구 대구시 의사협회장을 시구자로 초대했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경기 내용과 방역 대응에 모범을 보여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우리 프로야구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관중 입장 허용 문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한국야구위원회가 협의해 단계별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LG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를 8대2로 꺾고 1989년 이후 31년 만에 ‘잠실 라이벌’과의 개막전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LG 김현수는 3회말 2사 1루에서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직구를 받아쳐 시즌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위웍 서폴드의 완봉 호투를 앞세워 SK를 3대0으로 제압, 11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대구에서는 NC 다이노스가 삼성을 4대0으로 물리치고 2016년부터 개막전 5연승을 달렸다.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키움 히어로즈는 KIA 타이거즈를 11대2로 대파했고 롯데는 kt에 7대2로 이겼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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