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순천인비료공장을 경제 정면돌파전의 승리를 증명하는 첫 성과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을 달래고, 정면돌파전의 사상무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첫 승전포성’이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순천 전역은 정면돌파전 사상의 정당성이 현실로 증명되는 정치전선이자, 경제발전의 쌍기둥을 이루는 화학공업에도 활력을 더해주는 소중한 성과”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순천인비료공장의 건설을 위해 기존의 순천석회질소비료공장을 통째로 헐어버린 게 불과 몇 해 전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모든 것이 희한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의 순천인비료공장 완공 띄우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치적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문은 김 위원장이 올해 1월6일 첫 현지지도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다는 점을 소개한 뒤 “그날부터 온 건설장이 밤을 모르는 격전장으로 됐고 새벽2시, 3시가 초저녁처럼 여겨지고 쪽잠에 드는 시간마저 아까웠다”고 밝혔다. 이어 “적대 세력들의 혹독한 제재 압박도 지속되었지만 불가능하다는 말이 발붙일 틈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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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을 끝내고 내치에 집중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연일 ‘자력갱생’을 중심으로 한 정면돌파전 사상무장에 열을 올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남북협력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실제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식대로 살며 투쟁하는데 사회주의 승리가 있다’는 제목의 1면 논설에서 “다른 나라의 기술과 자금에 매어 있는 경제, 하청경제는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며 “아무리 번쩍거리는 경제실체라고 하여도 존엄을 지켜줄 수 없고 앞날을 기대할 수 없는 경제는 따라 배워야 할 모델이 아니라 경계해야 할 모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의 발전방식은 자력갱생”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 조야에서는 한국 총선에서 여당이 거둔 압승이 교착상태에 놓인 문재인 정부의 대북 외교적 노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고, 그 중심에 남북철도 협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과 마리 뒤몬드 연구원은 4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올렸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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