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석의 여당을 이끌 더불어민주당 내 그룹으로 ‘싱크탱크’들이 주목받고 있다. 진보 성향의 ‘더좋은미래’와 경제 공부 모임인 ‘경국지모’, 이광재 민주당 당선자가 주도하는 ‘초당적 연구모임(가칭)’이 21대 국회 당선자들을 대거 회원으로 받아들이며 세력 확장에 나섰다.
민주당 내 진보 성향의 연구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지난 7일 원내대표 경선 직후 민병덕·한준호·이해식·최기상 등 민주당 당선자 16명과 권인숙·이수진 등 더불어시민당 당선자 5명과 첫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이 자신들의 정책적 방향과 맞는 이들을 선별 추천해 회원들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다. 이로써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은 총 53명으로 당내 손꼽히는 계파로 부상했다.
친시장·중도 성향 의원들이 모여 결성된 경국지모(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임)도 지난달 28일 초선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첫 간담회를 열며 기지개를 켰다. 경국지모 소속의 이원욱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상임위원회 배정이 이뤄지면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40~50명 정도로 운영될 것”이라며 “다만 정치색을 띠는 계파는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모임은 지난 2018년 설립된 후 50회 이상 경제 분야 토론회를 진행해온 대표적인 여당 공부 모임 중 하나다. 경제통인 최운열·이원욱·민병두 의원 등을 중심으로 당내 친시장적 정책 노선을 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광재 당선자를 주축으로 한 ‘초당적 연구모임’ 역시 여야를 포괄해 20명 이상의 회원을 모았다. 미래전략 싱크탱크인 여시재 원장 출신의 이 당선자는 디지털 혁신, 에너지 정책, 한반도 평화 등을 주제로 ‘당을 초월한 모임’을 만들겠다고 총선 전에 약속한 바 있다. 이 당선자의 연구모임은 여야 간 협력을 도모하며 중도 성향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내에서 싱크탱크 그룹이 주목받는 것은 여당 내 정책 경쟁이 더욱 중요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만도 의석수가 177석에 달해 각종 법안들을 자력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방향과 성격의 법안 발의를 통해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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