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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962년 남산 케이블카 운행

영업이익률 37% '황금알'

현재 운행중인 남산 케이블카 /남산케이블카 홈페이지




1962년 5월 12일 오전 11시 서울시 회현동. 남산 케이블카 준공식이 열렸다. 오후 3시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한 케이블카는 승객 31명을 태우고 605m 거리의 남산 팔각정을 4분 만에 올랐다. 돼지고기 한 근 가격이 60원이던 시절, 요금은 편도 25원, 왕복 40원으로 비싼 편이었지만 케이블카는 남산의 명물로 떠올랐다. 어두워지면 야경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몰렸다. 개통 58주년을 맞는 남산 케이블카에는 여전히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운행 수익도 좋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도 불린다.

국내 관광용 케이블카 1호인 남산 케이블카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5.16 군사정변 3개월 만인 1961년 8월. ‘한국삭도공업’이 교통부에서 면허를 받으면서부터다. 예산 2억3,000만환으로 책정한 공사비는 화폐개혁을 거치면서 2,900만 원이 됐다. 원래 계획보다 약 26%가 뛴 수준. 하지만 공사 속도는 빨랐다. 1961년 9월 16일 시작된 공사가 7개월여 만에 끝났으니까. 한국삭도공업은 운행 한 달 보름 만에 서울시로부터 편도 요금을 25원에서 20원으로 내리라는 행정지도만 받았을 뿐 이렇다 할 규제나 변화 없이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요금은 편도 7,000원에 왕복 9,500원으로 설립 초에 비해 편도요금이 상대적으로 훨씬 비싼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매출 136억원, 영업이익 51억원, 순이익 36억6,523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무려 37.5%에 이른다. 상장사 평균 5.12%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 사실상 가족 회사로 운영되면서 58년 동안 국가 자산인 남산을 거의 공짜로 이용하는 특혜를 누려왔다는 것이다.

매출 규모로 국내 2위인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도 비슷한 경우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전속 부관 출신이자 맏사위인 한병기 전 유엔대사가 1971년 8월부터 운행을 시작해 2세들이 승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00억 원이 조금 넘는 매출에 59억 원 순이익을 거두는 알짜 기업이지만 국립공원(설악산) 이용에 대한 부담, 보전에 대한 기여는 미미한 반면 감독도 기한도 없는 특혜를 받는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들과 건설업자들이 너도나도 케이블카 사업을 신청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액의 국유지 사용료만 납부한 채 걸핏하면 사고를 내는 케이블카에 대한 면허 갱신과 환경 관리 분담, 관리 감독 등을 담은 법규 개정이 21대 국회에서는 가능할지 지켜볼 일이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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