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에 따르면 어린이 환자들은 모두 지속적인 고열에 시달렸다. 절반 이상은 발진·배앓이·구토·설사 증상을, 절반 이하는 호흡기질환 증상을 보였다. 호흡곤란으로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환자도 있다. 환자 상당수는 눈 충혈이나 발진, 혀가 빨개진 증상에서 혈액순환 문제까지 전반적으로 염증반응과 관련된 증상을 보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비정상적인 면역·염증반응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열·발진 등은 소아에게 나타나는 급성 열성 염증질환인 가와사키병과 비슷하지만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 프레즈비테리언 어린이병원과 컬럼비아대 소아중환자실 책임자인 스티븐 커니 박사는 “가와사키병에서는 심장 쇼크가 드물게 나타나지만,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환자 중 상당수는 혈압이 매주 낮고 여러 장기에 (산소·영양소를 공급하는) 혈액이 효과적으로 공급되지 못하며 독소성 쇼크 증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증상을 보인 일부 어린이는 호흡곤란으로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했는데 폐에 국한된 질환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어린이의 코로나19 위험이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면서도 “대부분은 치료를 받으면 호전되고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은 어른에 비해 훨씬 낮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초 대구지역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어린이 1명이 가와사키병 증상으로 보호자 1명과 함께 대구의료원으로 이송 조치됐다.
가와사키병은 주로 5세 이하 영유아(10만명당 195명)에게 발생하는 급성 열성 혈관염. 어린이가 걸리는 후천성 심장혈관질환 중 가장 흔한데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심한 염증이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유전학적 요인이 있는 소아가 감기 바이러스 등 다양한 병원체 감염으로 비정상적인 면역·염증 반응이 일어나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열제를 먹어도 잘 듣지 않는 38.5℃ 이상의 고열, 손발·몸통·얼굴 등에 생기는 붉은 반점 등이 전형적 증상이다. 입술·혀·구강 점막·목 임파선 등이 부어오르고 눈이 충혈되며 설사·복통·두통·소화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이런 급성기 증상은 1~2주가량 지속되는데 전형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에게는 관상동맥의 상태와 열 조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심장초음파·혈액검사와 면역글로불린(Ig) 정맥주사 등 치료를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관상동맥에 별다른 후유증 없이 회복하지만 3~4%는 관상동맥류 등 심혈관계 후유증이 남는다. 재발률은 1∼3%, 사망률은 0.01% 정도다. 천은정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가와사키병 진단을 받은 어린이의 혈액 내 미성숙 과립구(백혈구 세포 중 하나) 비율이 5.5% 이상인 경우 관상동맥 합병증 발생률이 높다”고 말했다.
은영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생후 12개월 미만 아기에 대한 정밀 심초음파 결과 가와사키병 아기는 정상 아기보다 심장근육, 특히 심장 안쪽 근육 움직임이 많이 줄어 있다”며 “아이가 편식하지 않고 충분히 뛰어놀고 휴식에도 신경을 쓰면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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