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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된 투표용지, 선관위 부실관리 도마

민경욱 공개때까지 유출사실 몰라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5총선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 회복 대회에서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투표관리관의 날인이 없고 기표가 되지 않은 투표용지가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1일 “‘부정 개표’의 증거”라며 공개한 투표용지가 경기도 구리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투표용지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선거 관계자의 실수로 유출됐든, 누군가가 의도를 갖고 유출했든 간에 투표지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선관위는 투표지가 유출된 사실조차 민 의원이 투표지를 공개하기 전까지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선관위가 과연 민 의원을 탓할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관리관은 본 투표일 투표소(수택2동 제2투표구)에서 투표가 끝난 후 남은 투표지를 봉투에 넣은 뒤 봉인용 테이프로 봉인했다. 이후 봉투를 포함한 다른 투표 물품 등을 ‘선거 가방’에 넣어 개표소(구리시체육관)로 이송했다. 선거 가방은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체육관 내 체력단련실에 임시 보관됐다. 개표작업 중 투표자 수와 교부 투표지 수가 불일치해 선관위 직원이 봉인된 봉투를 한 차례 열어 잔여 투표지 매수를 확인했다. 이때 문제의 여섯 장은 봉투 안에 들어 있었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시점 이후부터 개표작업이 끝나 구리시 선관위가 봉인된 봉투를 가져갈 때까지 어떻게 투표지 여섯 장이 사라졌는지가 불분명한 상태다. 체력단련실 입구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카메라는 없었고 체력단련실을 지키는 별도의 인력도 없었다.



관리가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민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곧바로 구리시 선관위로 가져가지 않고 개표소에 임시 보관한 것은 위법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잔여 투표지를 개표소 체력단련실로 가져간 선관위 직원을 대상으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170조에 따르면 투표관리관은 투표가 끝난 후 지체 없이 투표함 및 그 열쇠와 투표록 및 잔여 투표용지를 관할 구시군 선거위에 송부해야 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선거법은 피선거권자 등에게는 굉장히 엄격한데 선관위 스스로에게는 다소 너그러운 게 사실”이라며 “착오·멸실·누락 등의 실수 또는 부실은 대부분 시정만 하면 되도록 돼 있다”고 전했다. 선거사범 수사 경험이 있는 한 전직 검사는 “누군가 의도를 갖고 투표지를 유출했다면 죄가 가볍지 않다”며 “다만 어찌 됐든 종국에 가서는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 선관위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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