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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하지 마라".. 촉각 곤두세우는 삼성과 SK하이닉스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하려면 미국 정부 허가 받도록 해

TSMC 겨냥해 중국 팹리스 생태계 붕괴시키려는 의도

메모리 반도체 업계 영향은 제한적일 듯

다만 삼성이 美 공장 추가 투자 등의 성의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미국 정부가 15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기술로 제작된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도록 제한하겠다고 발표하며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조치가 중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를 겨냥한 만큼 한국 반도체 기업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비중국 업체 중에서는 화웨이향 매출이 10% 가량인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1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직접적 결과물인 반도체를 화웨이가 취득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겨냥한 수출 규정 개정에 나섰다”며 “이번 발표는 미국의 수출 규제를 저해하려는 화훼이의 시도를 차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장비를 활용해 반도체를 제조하는 외국 업체들은 특정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로부터 반드시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당국이 화웨이 장비를 스파이 행위에 활용할 수 있다며 지난해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해 왔다.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가 지속적으로 미국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화웨이에 D램과 낸드 플래시 등을 공급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도 어느정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2년간 사업보고서에 주요 5대 매출처로 화웨이를 꼽기도 했다.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이번 미국 당국의 조치는 화웨이의 팹리스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중국 팹리스 업체들의 기술력을 견제하고 있는 만큼 유니SOC 등 칭화유니그룹 관련 반도체 업체들도 제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미국 당국으로부터 허가증을 받으면 되기 때문에 제품 공급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글로벌 D램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이 미국 업체인 만큼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 대한 압박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면 TSMC와 중국 팹리스 및 파운드리 업체들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극자외선(EUV) 독점 공급 업체인 네덜란드 ASML로부터 관련 장비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ASML의 EUV 장비 광원 핵심기술은 미국 업체인 싸이머(Cymer) 인수를 통해 취득했다는 점에서 미국 당국 허락 없이는 SMIC에 EUV 장비를 공급할 수 없다.

화웨이는 이번 조치로 자체 AP인 ‘기린’ 시리즈 중 하이엔드급 제품 양산이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애플이나 퀄컴이 5나노 공정 기반으로 신규 AP를 제작하고 있지만 TSMC와의 협업 없이는 양산이 불가능한 구조다. 화웨이가 TSMC 장비를 이용하지 못할 경우 SMIC를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SMIC의 최상위 공정은 14나노에 불과하다. 전세계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5나노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 제재 때문에 화웨이 제품 양산이 불가능하다.

화웨이가 타 업체 AP 구입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지만 이는 원가 부담을 높인다. 쉬즈쥔 화웨이 순환 의장은 지난달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미디어텍, 유니SOC 등으로부터 반도체(AP)를 구매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하이실리콘이 반도체 설계 기술을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유니SOC 측에 이전하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지만 미국의 다음 타깃은 칭화유니그룹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와 칭화유니그룹 모두 사실상 중국 정부가 운영 중인 국영기업으로 분류된다.

중국 팹리스 업체들의 기술 도용은 모바일 AP 설계자산(IP)을 사실상 독점공급하고 있는 영국의 ARM 매출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234억파운드에 ARM을 인수하며 향후 IP 관련 라이선스로 막대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해 ARM의 매출은 4억1,8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ARM의 IP를 기반으로 AP를 설계하고 있지만 관련 라이선스 비용은 제대로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ARM의 매출이 낮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와중에도 계속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업계 생태계가 한층 혼란스러워지는 모습”이라며 “TSMC가 이날 미국에 12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만큼 삼성전자 또한 미국 오스틴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방안 공개 등의 성의를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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