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열린 국회의원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치러진 전 국민 선거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우려도 많았지만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에 시민의식이 더해지며 선거로 인한 감염이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김강립(사진) 보건복지부 차관은 “거의 기적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우리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계기”라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이자 주 발표자로 거의 매일같이 국민들에게 코로나 19 대책을 알리고 있는 김 차관이 20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일상과 방역이 공존하는 ‘생활 속 거리 두기’ 기간이어서 가능한 자리로 참석자들은 발열체크와 명단 작성을 한 뒤 행사장에 들어섰으며 좌석은 최대한 개인 간격을 뒀다.
김 차관은 지난 1월부터 넉 달 간 이어진 코로나 19 상황에서 가장 긍정적인 순간으로 선거를 꼽았다. 그는 “다른 나라 사례도 없었고 정부 부처도 (선거를) 두려워했다”며 “(선거 후)보름간 노심초사했는데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켰다”고 말했다.
반면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는 대구와 경상북도 지방에서 대규모 확산이 일어났을 당시 코로나 19 환자를 병원이 아닌 시설에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 도입이 지연된 것을 들었다. 그는 “환자를 병원이 아닌 시설로 보낸다는 데 대한 지역의 거부감도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늦어진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집에 계시다 돌아가신 분이 나왔을 때 제일 마음이 상하고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K 방역’으로 부쩍 높아진 위상도 실감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 나라에서만 하루에 코로나 19 관련 질문이 수백개씩 들어온다”며 “고교 3학년 개학이 이뤄진 오늘(20일)도 한국의 상황이 각국에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관심 많은 사안에서 선도했던 경험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국민이 자부심을 같이 가져도 된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이번 코로나 19 사태 초반 돌봄 공백이 발생하면서 취약계층이 더 어려웠던 점을 상기하며 하반기 돌봄체계를 개선하는 데도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감염병에 대응한 전문적인 조직 체계를 갖추기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는 정부조직법을 준비하며 보건복지부에서는 정책적 지원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도 내세웠다. 국민연금 개편 방안도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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