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세금을 들여 외교와 무관한 인사들을 정기적으로 초대하는 만찬 행사를 가져왔다고 미 NBC방송이 보도했다. 보좌관에 개 산책과 같이 업무와 무관한 일을 시켰다는 ‘갑질 의혹’에 이어 또다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은 폼페이오 장관이 취임 후 최근까지 ‘매디슨 디너’로 명명된 이같은 행사를 국무부 청사에서 20여 차례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 행사는 외교 관련 인사를 초청해 저녁을 함께하며 의견 교환에 적극적이었던 미국의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매디슨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것이다.
문제는 ‘매디슨 디너’ 관련 비용이 폼페이오 장관의 업무와 무관한데도 세금으로 충당됐다는 점이다. 매디슨 디너에 초청된 500여명의 인사 중 외교 관련 인사는 주재대사 50여명으로 14%에 불과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29%는 재계, 30%는 정부나 정계 인사였고, 초청된 상·하원의원은 모두 공화당 소속이었다. 언론계 참석자 중 39%는 트럼프에 우호적인 폭스뉴스 소속이었다. 다만 방송은 행사 초청명단에 오른 인사들이 실제로 참석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덧붙였다.
국무부 내부에서도 ‘메디슨 디너’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폼페이오 장관이 정치적인 야망을 위한 기부자 및 지지자 확보에 세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국무부 소속 법률고문은 행사의 목적이 외교정책과 관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논란이 일자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초청된 모두가 미국과 세계에서의 미국의 리더십에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들”이라며 “장관은 모든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손님들의 얘기를 들으며 지식을 얻는 등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수혁 주미대사도 지난 2월 말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으로 국무부 만찬에 참석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다만 주재국 국무장관과 대사는 업무 관련성이 큰 만큼 만찬 참석 자체가 문제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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