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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K-방역'의 진짜 주역

양사록 증권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의 비결이 뭐라고 보세요. 제가 보기에는 진단키트입니다.”

최근 만난 한 과학계 인사는 “정부의 ‘K-방역’에서 기술과 기업은 또다시 뒤로 밀리는 느낌”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아세안+3 특별화상정상회의’에 참석해 코로나19 방역 비결에 대해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제도’를 통해 정확도 높은 진단시약을 조기에 상용화했고 드라이브스루와 워크스루 등 창의적인 방법을 도입해 검사 속도를 높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 19일 WHO 총회 연설에서는 “자유의 정신에 기반을 둔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도 말했다. 아쉬운 목소리로 전화를 끊던 그가 대통령의 입에서 듣고 싶었던 말은 “K-방역의 비결은 진단키트를 있게 한 과학기술과 밤낮없이 진단키트를 생산해준 기업들”이라는 말이었을 것으로 짐작해본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 2,000선을 회복한 국내 증시는 K-방역의 진짜 주역이 기술과 기업이었음을 증언한다. 진단키트 업체들은 탄탄한 기술과 전시(戰時)를 방불케 하는 생산능력으로 최근 두 달간 주식시장을 달궜다. K-방역을 넘어 코로나로부터 증시 방역의 일선을 책임졌다. 씨젠은 연초보다 시가총액이 256% 오르며 어느덧 코스닥 시총 순위 4위를 차지했다. 오상헬스케어(오상자이엘)와 솔젠트(EDGC)·랩지노믹스 등 다른 진단키트를 만드는 기업의 주가 상승세도 가파르다.



해외의 러브콜도 잇따른다. 최근 석 달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하루에도 몇 건씩 진단키트 공급계약 체결 사실이 공시됐다. 초기 국내 위주였던 계약 상대는 이내 해외로 확대됐다. 브라질이나 모로코와 루마니아같이 생소한 나라들은 물론 프랑스 다쏘그룹과 스페인 보건부 같은 유럽의 권위 있는 기관도 국내 진단키트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1월 3,400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산 진단키트 수출액은 103개국 2억123만3,500달러(약 2,470억원)로 늘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5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검사자는 82만6,437명이다. 일각에서는 중복검사자를 감안하면 사용된 진단키트 수가 100만개가 넘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시점에 국내 기업이 진단키트 기술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이후 전사적 역량을 들여 생산에 집중하지 않았다면 K-방역이 과연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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