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 보복 조치로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53포인트(0.07%) 떨어진 25,383.11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58포인트(0.48%) 오른 3,044.3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0.88포인트(1.29%) 상승한 9,489.87을 각각 기록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에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대우를 보장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실제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박탈할 경우 미중 갈등은 더욱 격화하고 시장에 충격이 거세질 수 있다.
이날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하락세를, 나스닥지수는 소폭 상승하며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중국에 대한 대응조치에 투자자들의 불안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이 지난 1월 미중이 합의·서명한 1단계 무역 합의 파기로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상승 반전했고, 나스닥지수는 상승 폭을 키웠다. 다만 다우지수는 결국 소폭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미 C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를 건드리지 않은 것에 투자자들이 안도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에 대해 특별지위를 당장 박탈하지 않고 "박탈 절차를 시작하겠다"면서 다소 시간적 여유를 둔 것도 시장에 충격을 다소 완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 주가 경제재개 움직임에 나서면서 이번 달 다우지수는 4.2%, S&P 500 지수는 4.5% 각각 상승했다.
한편 4월 개인소비지출은 전달에 비해 13.6% 급감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도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소비지출은 미 경제활동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전에 장을 마감한 유럽증시는 미중 갈등 격화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5% 하락한 6,061.43으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도 1.7% 내린 11,586.85로 장을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6% 빠진 4,695.44를 기록했고,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 역시 3,050.20으로 1.4%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3%(1.78달러) 뛴 35.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4시55분 현재 배럴당 0.06%(0.02달러) 오른 35.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WTI는 이번 달 88% 상승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폭의 상승으로 1990년 9월 기록했던 44.6%의 기존 기록을 깼다.
국제 금값도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4%(23.40달러) 오른 1,751.70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달 약 3% 올랐다.
/강신우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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