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해 “제도적 인종차별”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대선을 5개월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극심해진 흑인 사회의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자택이 위치한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교회에서 10여명의 지역 내 흑인 종교인과 정치인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취임 100일 이내에 인종차별 문제를 반드시 다루겠다며 이러한 조치의 일환으로 경찰감독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감독위원회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설치됐던 기구로 경찰의 관행을 조사하는 관리·감독기구다.
그는 이달 말에 소수계 미국인을 위한 경제 계획을 발표하겠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을 부연하지는 않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적인 언행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증오는 그냥 숨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며 “바위 아래의 증오 속으로 산소를 불어넣는 권력자가 있으면 그것(증오)은 바위 밑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시위대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향해 발포 위협까지 하며 상황을 악화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이어 “대통령의 말이 중요하다”며 “그것은 사람들이 독설을 꺼내도록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선 러닝메이트에 대해 “백인·라틴계 인사뿐만 아니라 다수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후보들이 검토되고 있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국가의 미래와 방향에 대해 여러 차례 연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바이든의 희망적이고 협력적인 접근은 나라를 통합하기 위해 거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고 전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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