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74세 여성이 지난달 20일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1일 밝혔다. 이 환자는 생전에 부정맥 등 지병이 있었으며 지난달 15일부터 부종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여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았으나 닷새 만에 숨졌다.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도 지난달 25일 채취한 해수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올해 처음 검출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균은 바닷물의 온도가 18℃ 이상으로 올라가는 5∼6월부터 활성도가 높아지며 바닷물과 갯벌, 어패류에서 주로 검출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산물을 날로 또는 덜 익혀서 먹거나, 상처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할 때 감염된다. 건강한 사람은 12~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복통·구토·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간염·간경화·간암 환자, 당뇨병, 알코올중독자, 면역결핍 환자, 항암제 복용자 등 고위험군에게는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피부 발진·수포·괴사 등 패혈성 쇼크 증상을 유발하며 패혈증으로 진행될 경우 치사율이 50%에 이른다.
올해는 5월에 2명의 환자가 신고되는 등 예년에 비해 환자 발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환자는 8~9월에 가장 많지만 10월에도 꽤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어패류를 다룰 때 장갑을 끼고,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고, 요리한 칼·도마 등은 소독한 뒤 쓰고, 피부에 상처가 있으면 가급적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패류는 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하고, 요리 때 85도 이상 가열한다. 특히 조개류는 껍질이 열리고 나서 5분 동안 더 끓이고 증기로 익히는 경우 9분 이상 더 요리해야 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전국에서 연간 40~50명 안팎의 환자가 발생하며 치사율은 30∼50% 정도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적절한 항생제를 복용하고 필요한 경우 병변을 절제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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