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어떨까? A·B·C형간염 중 C형간염만 국가건강검진 항목에서 빠져 있다. 그래서 유병률은 높지만 조기발견과 치료율은 낮은 상황이다.
◇급성 환자의 50~80%가 만성으로 진행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HCV)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정상인의 상처나 점막을 통해 전염돼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30만명이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매년 약 2,000~3,000명의 신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혈액검사를 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감염 3개월 이후에도 바이러스가 남아 있으면 대부분 만성 C형간염이 된다. 급성 C형간염 환자의 50~80%가 만성으로, 만성 환자의 30~40%(급성 환자의 15~30%)가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된다.
C형간염은 가벼운 접촉이나 경구(입)로는 감염되지 않고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대개 오염된 침이나 바늘·면도기 등에 의해 감염되며 문신·피어싱 등 침습적 행위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성 접촉이나 수혈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드물지만 모체를 통해 아이에게 전염(수직감염)되기도 한다.
자각증세로 C형간염 검사를 받는 사람은 매우 적다. 그만큼 증상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황달을 비롯한 권태감, 피로감, 전신쇠약감, 식욕부진, 근육통, 복통 등을 느끼는 환자들도 간혹 있지만 C형간염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따라서 간 기능검사나 혈액검사 등을 통해 C형 바이러스 항체를 검출하거나, C형간염 바이러스를 직접 확인하는 HCV RNA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백신 없어…면도기·칫솔·손톱깎이 등 개인용품 사용을
C형간염은 조기 발견·치료가 최선이다. 감염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면 8~12주 간의 항바이러스제 복용으로 95%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C형간염의 궁극적 치료 목표는 바이러스 박멸을 통해 간경화·간암 등 합병증을 막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만성 C형간염자의 치료 반응률과 기간은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의 C형간염 환자는 부작용·금기증에 대한 상담 후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C형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예방 백신이 없다. 따라서 체액을 통해 C형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면도기·칫솔·손톱깎이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말고 문신·피어싱을 할 때 소독된 도구를 사용하는지 살피는 게 좋다. /도영석 대전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