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5% 상승한 2만5,742.65에 거래를 마쳤다. 전체적인 미국 증시를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3월 말과 비교하면 40%나 뛰었다. 미 전역의 시위 사태에도 전날에 이어 또다시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월가에서는 지금의 증시를 두고 논란이 많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돈 풀기가 기본적으로 증시를 떠받치고 있으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연준의 대규모 지원책이 있기 때문에 증시 상승세는 끝나지 않았다”며 “이 랠리는 더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너스 금리 카드도 아직 살아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V자 회복’을 위해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S&P500지수의 20% 하락을 점쳤던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계속되는 증시 상승세에 최근 단기 목표치를 3,200으로 올려잡았다.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도 크다. 아트 캐신 UBS 객장담당 이사는 “월가는 시위에 따른 불안보다 경제활동 재개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이 1968년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968년의 경우 △북베트남의 구정 대공세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과 미 전역 폭동 △홍콩독감으로 미국에서 약 10만명 사망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 암살 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 리서치헤드는 “1968년은 미국을 뒤흔든 해였지만 주식시장은 견실한 성적을 거뒀다”며 “주식과 현실 세계가 항상 연결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당장 이번 시위 사태가 계속되면 경제활동 재개와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추가 부양책도 관건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 내로 추가 경기부양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공화당이 1조달러로 금액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 충분한 지원책이 나올지 미지수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반면에 지금의 상승세는 대세 하락장에서 나오는 일시적인 상승이라는 해석도 있다. 로젠버그리서치의 창업자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증시는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한 저점을 향해 갈 것”이라며 “강세장에도 후퇴기가 있는 것처럼 약세장에도 상승기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시장의 관심이 큰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이 같은 변수들 탓에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연준의 유동성 공급에도 연말에 증시가 현 수준에서 20%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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