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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최서원, 옥중 회고록서 밝힌 두려움은

■옥중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 ’출간

“날 이렇게 만든 사람 증오…독방서 미쳐가면서 살아”

“더위로 죽을 뻔”…구치소 생활 토로

미결수 처우에 대한 문제 제기도 꺼내

“세기의 잘못된 재판”…사법부 비판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국정농단 혐의로 구속 수감중인 최서원씨의 옥중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가 진열돼있다./한민구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최근 출간한 옥중 회고록에서 “독방에서 미쳐가면서 살고 있다”며 “나를 이렇게 만든 이들이 증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한 사법부를 향해 “세기의 잘못된 재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016년 구속돼 구치소 3곳을 옮겨 다니며 수감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최씨는 오랜 구치소 생활의 어려움을 먼저 토로했다. 그는 서울구치소와 남부구치소에서의 독방생활에 대해 “3년째 누구와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1평 독방에서 미친 듯, 아니 미쳐가면서 살고 있다”며 “우리 딸과 손자가 평생 감옥에 있는 엄마, 할머니로만 기억하게 되면 어쩌나. 나를 이렇게 만든 이들이 증오스럽다”고 했다.

최씨는 미결수 처우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최씨는 “미결수로 있는 동안에도 거의 기결수에 준하는 모든 제재를 받았다. 어디서든 눈을 마주쳐서도 안 되고 말을 시키거나 걸 수도 없다”며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음에도 마구잡이식으로 구속 유치시키는 것은 사회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나도 언젠가 할 수 있다면 그들을 법의 심판대에 앉히고 싶다”고 말했다.



회고록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도 담겨있었다. 최씨는 “구치소는 사실상 감염병 대책이 없다”며 “교도관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수용자들에게는 단 한 개의 마스크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 환자가 많이 나왔다곤 하나 그 근원을 그들에게 돌리는 것은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라며 “바이러스로 인해 울산시장 수사 및 조국 사건 등이 묻혀버렸다”고 주장했다.

사법부에 대한 강한 불신도 나타냈다. 지난 2018년 항소심 판결에 대해 최씨는 “세기의 잘못된 재판이 될 것”이라며 “재판장이 처음 시작부터 예단을 가지고 있었던 같다. 썩은 나무에 계속 물을 주고 있었던 꼴”이라고 평가했다. 최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벌금 20억원과 추징금 78억원이 추가됐다. 이후 지난 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8년,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원이 선고된 상태다. 최씨는 다가오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선 “뻔한 노릇”이라고 일축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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