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하는 움직임에 동참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영국 BBC 라디오에 출연해 “중국 굴기 때문에 치를 대가를 무시할 수 없다”며 화웨이를 겨냥한 견제에 지지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유럽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중국의 투자를 지목하며 “동맹국들이 기간 시설의 저항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화웨이 장비를 수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보 우려 때문에 영국 정부가 심층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나왔다. 영국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의 제러미 플레밍 본부장은 중국을 대할 때 제휴와 거부 사이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중국 공산당과 유착관계인 화웨이가 자사 통신장비에 ‘백도어(인증 없이 통신망에 침투할 통로)’를 심고 나중에 공산당 지시에 따라 기밀을 훔칠 것이라며 동맹국들에 화웨이 퇴출을 압박해왔다. 앞서 올해 1월 영국 정부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시설에 들어가는 화웨이 장비의 상한을 35%로 제한하고 통신망의 핵심인 민감한 부분에는 화웨이 장비의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최근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의 공급을 차단하는 제재 계획을 밝히자 화웨이가 보안기술에서 신뢰가 떨어지는 공급자가 될 수 있다며 일부 허용 방침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화웨이는 영국에서 안보 위협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대규모 광고를 냈다. 화웨이는 일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사에 게재한 광고를 통해 “직원들이 100% 소유한 민간 기업으로서 우리는 이동통신과 광대역망 기업들이 영국에서 보다 잘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했다”며 화웨이가 영국에서 20년간 3G(세대)와 4G 이동통신망 건설을 도왔고 국가의 연결성을 발전시키는데 헌신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중국과 관련한) 나토의 문제는 세계 어디에 주둔할지가 아니라 세계에 어떻게 접근할지”라며 “중국은 북극에도 있고 유럽의 중요한 기간시설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사이버공간에서 활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발표한 나토 10개년 구상에서도 중국을 적으로 삼지는 않되 반드시 견제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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