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이탈리아 국민 절반이 여름 휴가를 포기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휴가를 가지 않는 이유로는 코로나19여파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여론조사기관 데모스코피카가 이탈리아 국민 1,5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9%가 올여름 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ANSA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체 응답자가 가운데 15.3%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휴가를 떠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름 휴가를 가겠다고 한 51% 가운데 국내 여행을 선택한 이는 92.2%로 압도적이었다. 예약을 마친 사례는 5.5%에 불과해 국내 여행 역시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데모스코피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탈리아인들이 국내에서 안전하게 여름 휴가를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여름 가장 선호하는 국내 휴가지로는 시칠리아와 토스카나, 풀리아 등이 꼽혔다.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관광산업을 다시 활성화하고자 고육지책으로 지난 3일 유럽연합(EU)과 솅겐 조약 가입국 관광객에 한해 격리 없이 자유로운 입국을 허용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해 이전과 같은 호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의 공백을 메우고자 자국민에게 국내에서 여름 휴가를 권하고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듯 경제적 어려움으로 휴가를 포기하는 국민이 많아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3만6,305명으로 미국·브라질·러시아·인도·영국·스페인 등에 이어 7번째로 많다. 사망자 규모는 3만4,223명으로 미국·영국·브라질 등에 이어 네 번째다. 하루 새 증가한 확진자 수는 163명, 사망자 수는 5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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