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을 놓고 미래통합당과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당을 압박하면서도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 단독으로 선출하고, 통합당은 이에 반발하면서 21대 국회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공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우리는 단독으로라도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 것”이라며 이날 오후 예정된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의지를 천명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지금까지 참을 만큼 참았고 할 수 있는 그 이상을 다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미래통합당은 20대 국회 때 법사위를 가지고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었고 결국 동물국회로까지 마감하게 됐다”며 “통합당은 법사위를 운운할 자격도, 견제할 염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제 갈 길을 가겠다”고 압박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한 지 벌써 보름이 지났다”며 “이제 더는 통합당의 몽니를 봐줄 수 없다”고 여론을 환기시켰다. 이어 “6월 안에 3차 추경을 처리하려면 이번주 각 상임위에서 심사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며 “오늘 본회의에서 반드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주민 최고위원 역시 “지난 2014년에는 환노위에서 여야가 법사위의 월권금지안을 내기도 하는 등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가 꼭 법사위에서 할 필요 없다”며 “통합당이 21대까지 식물국회로 만들 생각아니라면 하루 속히 일하는 국회 위한 원 구성 협상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통합당내에서 제기되는 ‘나를 밟고 가라’는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마를 밟고 가라는 말은 지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 명동 성당에 들어간 학생을 무력으로 체포할 때 김수환 추기경이 한 말”이라며 “정치적 이득 얻기 위해 쓸 수 있는 표현 아니다. 역사적 맥락이 있는 소중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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