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전부터 김동완·이동하·성두섭X이진희·곽선영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연극 ‘렁스(LUNGS)’가 현실적인 내용과 배우들의 열연, 독특한 구조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렁스’는 지구 환경에 대한 시의성 강한 메시지로,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는 이 시대의 관객들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렁스’는 매사에 진지하고 사려 깊게 고민하고,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커플의 사랑, 출산, 미래, 환경 나아가 지구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대화로 이루어진 2인극이다.
시의성 강한 메시지와 장대한 시간에 걸친 고민을 무대장치, 조명, 의상 등 미장센의 사용을 최대한 절제한 채 두 배우가 주고받는 연기와 감정, 호흡으로 일생에 걸친 희로애락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내는 독특한 방식의 연극 ‘렁스’는 배우 김동완, 이동하, 성두섭이 ‘좋은 사람’이라고 믿어왔지만, 상대에 대한 이해와 위로에 서툴러 긴 시간을 돌아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남자’로 이진희, 곽선영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인생의 거대한 순간조차 갈등하고 부딪히며 성장하는 ‘여자’로 출연한다.
작품 속 커플은 재활용을 하고,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양치할 때 물을 틀어 놓지 않지만, 종종 혹은 자주 비닐봉지를 쓰고, 에어로졸 스프레이를 사용하며, 아보카도와 베이컨을 즐겨먹고, 생수를 사 마시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다. 작품은 그들의 사랑과 인생을 통해 완벽하진 않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하며 좋은 사람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인생 여정을 그린다.
세계 인구가 70억 명이 넘는 이 지구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 옳은 것인지,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평생에 걸쳐 고민하는 커플을 보고 있으면 인생의 모든 순간에 지구 환경이 공존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를 맞은 지금 시대에 이 커플의 고민은 몹시 현실적이다.
‘렁스’는 2011년 워싱턴 초연 이후 10년 가까이 미국, 영국, 캐나다, 스위스, 벨기에, 슬로베니아, 필리핀, 홍콩, 아일랜드 등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높아지고, 의식 있는 소비가 화두로 떠오른 오늘날 더욱 유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연극열전8’_첫 번째 작품 ‘렁스’는 7월 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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