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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대책 후 재계약 안 해줘"...울고 싶은 세입자들

집주인들 물량 거둬 품귀현상

서울 전셋값 51주 연속 상승





“ 6·17대책 발표 이후 집주인이 연락해 ‘전세 재계약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는 곳이 재건축단지라 비교적 전셋값이 저렴했는데 지금은 가격도 오르고 매물도 없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A아파트에서 1년 반째 거주해온 40대 부부 김모씨는 최근 정부의 ‘6·17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고민이 깊어졌다. 김씨 부부는 집이 오래돼 살기는 불편해도 전셋값이 저렴하고 학군이 좋아 이곳에서 4년 정도는 거주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책 발표 이후 분양권 취득에 ‘2년 실거주’가 필수요건이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집주인이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이사하려 해도 4억원대 초반이었던 전셋값이 최근 5억원대로 훌쩍 뛴 탓에 부담이 너무 커졌다. 6·17대책이 전세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하나둘 현실화하고 있다. 공급부족으로 전세가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이번 대책으로 ‘세 놓을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세입자로 더 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현재 아파트 전세 시장은 불안의 연속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해 7월1일 이후 51주째 연속 상승해왔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42주 연속 오르고 있다. 서울 강동구 등 입주물량이 많은 곳조차 가격이 오르고 임대차 매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강동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매물은 씨가 말랐다. 월세 자체도 매물이 없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나온 6·17대책은 임대차 시장의 또 다른 불안요인이다.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갭투자를 잡기 위한 각종 조치가 공급물량 감소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규제지역 내 6개월 전입 의무, 재건축단지 2년 거주요건 등의 조치로 전세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특히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많아 새 아파트의 경우 더더욱 전세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영·양지윤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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