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우월감에 빠지지 말고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한상진(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높은 평가를 인정하면서도 자기도취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민재단이 최근 한국리서치와 해외 설문조사 대행기관인 라쿠텐인사이트에 의뢰해 서울(580명), 대구(420명)를 포함한 전 세계 30개 도시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1만5,312명(도시별 약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30대 도시의 시민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 정부를 대부분 높게 평가했다. 30대 도시 시민이 보는 한국 정부 능력의 평균값과 한국 이외의 모든 국가 정부 능력의 평균값을 비교한 분석에서는 모든 도시에서 예외 없이 한국 평균값이 세계 평균값보다 높게 나왔다. 한국의 대응능력을 1위와 2위로 꼽은 도시는 각각 10곳이었으며 3위에 올린 곳은 3곳이었다.
또 지난 2015년 메르스 때와 비교한 서울 시민의 신뢰도 변화에서는 긍정 평가 응답자가 2015년 6.0%에서 올해 81.2%로 대폭 증가했다. 한 명예교수는 “2015년 메르스 때와 비교하면 2020년에는 시민들이 정부에 압도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며 “정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감염병 정보에 있어 이번에 극적인 반전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국내언론 및 해외언론에 대한 신뢰도(최고 4.0)는 서울이 국내언론 2.38·해외언론 2.60, 대구가 2.43·2.54로 국내언론보다 해외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았다. 한 교수는 “코로나19 경험을 통해 한국이 성공모델로 부상했다는 관찰은 세계 30대 도시 시민들의 설문조사로 확고히 입증됐다”며 “아울러 국내언론보다 해외언론을 보다 신뢰하는 한국 시민의 성향은 언론계의 자기성찰을 요구하는 함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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