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비건 방한 날 北 "미국사람과 마주 앉을 생각 없어"...단계적 비핵화 수용 압박

권정근 北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담화문

최선희 담화에 이어 거듭 북미대화 거부

北 비핵화 조치 따른 상응조치 요구관측

南 '중재' 맹비난..한미, 이간책 분석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연합뉴스




북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한 7일 “미국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며 대화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는 북한이 그간 요구해온 영변 핵 시설 폐기에 따른 대북제재 완화 등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경고를 미국과 남한에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를 내고 “때아닌 때에 떠오른 ‘조미(북미)수뇌회담설’과 관련하여 얼마 전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하여 명백한 입장을 발표하였다”며 “사실 언어도 다르지 않기에 별로 뜯어 보지 않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명명백백하게 전한 우리의 입장이었다”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비건 부장관의 북측 카운터파트 격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4일 담화에서 “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루어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고 공언했다.



북한이 거듭 북미 대화를 거부한 것은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진행된 양측의 물밑접촉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족할 만한 미국의 선물 보따리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미국은 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영변 외에 추가 핵시설 폐쇄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 ‘플러스 알파(α)’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폭로로 미 조야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지고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불신을 해소할 성과물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미 국무부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 목적으로 지난 6일(현지시간)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에 대한 협력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FFVD는 미국이 북미 대화를 위해 자제해 온 용어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완화는 없다는 대북강경론을 상징한다.

비핵화 해법을 둘러싼 북미 간의 입장 차가 큰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비건 부장관과 최 부상의 ‘깜짝’ 판문점 회동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 등 북한의 요구조건을 일부 수용할 경우 북미접촉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한편 북미 협상을 띄우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거친 비난도 쏟아냈다. 권 국장은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라며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만 더더욱 망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남측의 역할을 분명히 하라는 메시지다. 중재가 아니고 금강산 및 개성공단 재개 등 제재를 위반해서 북한에 성의를 보이라는 뜻”이라며 “북한은 남한의 제재위반을 부추겨 한미 간의 틈을 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