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여드름과 염증 등 피부 질환 치료에 쓰는 온열 패치를 개발했다. 피부에 열을 가해 혈액순환을 촉진해 염증을 완화하고, 활발한 콜라겐 분자 운동을 유도해 약물 침투를 돕는 원리다. 신소재와 첨단 프린팅 기법으로 제작된 온열 패치는 나노기술을 활용해 투명하고 유연하며 무선충전과 휴대가 가능하다. 기존 온열 패치는 구동 모듈과 배터리를 필요로 해 부피가 크고 외관상으로도 쉽게 눈에 띄는 문제가 있었다.
박장웅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교수(연세대 신소재공학과)와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이탈리아 밀라노대 국제공동연구팀은 미용과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온열 패치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전극·배터리·무선통신장치 등 모든 요소를 투명하고 유연하게 구현한 것이다.
핵심부품인 전극에는 일반 금속보다 신축성이 좋고 전기 특성이 우수한 ‘메탈릭 글라스’를 적용했다. 이 신소재를 미세한 그물 구조로 만든 뒤 그물 사이 빈 공간을 나노미터(10억분의1m)의 실로 채워 전도성이 높고 유연한 투명 전극을 구현했다. 배터리는 ‘전기수력학 프린팅’ 기법으로 투명하게 제작했다. 전극 물질과 전해질을 잉크처럼 써서 부품 위에 찍어내는 방식은 잉크젯 프린팅과 같지만 정전기의 힘으로 잉크를 미세하게 조정해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단위로 정밀하게 출력할 수 있다. 전극과 배터리를 통신회로와 연결해 무선충전도 가능하다.
박 교수는 “이 온열 패치를 피부에 부착해 1분 정도 온열을 가한 결과 혈류량이 13분 동안 늘어나고 수분 흡수도 평상시보다 1.9배 증가했다”며 “피부에 붙이는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실렸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bgo@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