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843조원 규모의 경제공약을 발표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을 들이고 있는 경제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9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금속공장 앞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첫 임기 4년간 미국산 제품 구매와 청정에너지,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연구에 총 7,000억달러(약 843조원)를 투자해 일자리 500만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재원조달을 위해 세금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현행 37%에서 39.6%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21%에서 28%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말하기만 좋아하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꼬집으며 자신이 관련 법을 정비해 연방기관이 미국산 제품을 적극 사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바이 아메리카는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를 골자로 한 정책으로,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이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역외 이익에 두 배의 세금을 부과해 일자리의 해외 유출을 막겠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증시가 아닌 중소기업과 중산층 주도의 경제부흥을 선언하기도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통령은 전염병 위기 속에서 주가 상승에만 힘썼다”며 “주주 자본주의를 끝내고 중소기업과 중산층 가정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일환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고 전 국민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전에만 경제공약을 세 차례 더 발표하며 자신의 약점 극복에 나선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지만 유일하게 경제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에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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