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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뒤에나 가능한 삼성의 6G 로드맵..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양철민의 인더스트리]

5G 대비 50배 빠른 6G 기술 관련 백서 공개

특허 늘리고 관련 생태계 주도하기 위한 '초격차' 전략

6G는 삼성 핵심사업인 반도체·전장·스마트폰과 연계

삼성은 5G 시장에서도 특허 1위로 앞서나가





삼성전자(005930)가 상용화까지 10년 가까이 남은 6세대(G) 이동통신 관련 백서를 지난 14일 공개하며 일각에서는 “6G 진출 선언이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아직 5G 이동통신 서비스도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살짝 조급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이동통신 규격은 화웨이·에릭슨·노키아 등 통신장비 사업자 외에도 버라이즌·티모바일·보다폰 등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한다.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6G 관련 표준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여타 통신장비 사업자나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동의 없이는 채택이 불가능한 셈이다.

다만 지금까지 3G·4G·5G 규격 선정당시 선두 사업자들의 의견이 대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향후 6G 주도권을 쥐기 위한 ‘영리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비교적 부진했던 3G와 4G 통신장비 시장에서와 달리 5G 시장에서는 관련 보유 특허 1위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며 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삼성 특유의 ‘초격차’ 전략이 업계 최초의 6G 백서 공개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통신장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6G 백서를 공개하며 관련 시장 주도권 잡기에 힘을 주고 있다. 6G 상용 시기가 일러도 2028년 정도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삼성전자가 공개한 백서에는 통신사업 미래는 물론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까지 담겨있다. 삼성의 통신사업이 결국 삼성의 주력인 전장·반도체·스마트폰·배터리·디스플레이 등의 생태계와 이어진다는 점에서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6G 백서에서 가장 와닿는 부분은 보다 정밀화 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분야다. 삼성전자는 6G 시대에는 초실감 확장 현실을 비롯해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 디지털 복제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나오는 홀로그램 기반의 실시간 대화가 10여년 뒤에는 일상에서 구현 가능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또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폭발적 증가가 6G로의 급격한 전환을 촉발시킬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2030년경에는 드론과 각종 모바일기기 외에도 대부분 가전기기의 디지털화로 5,000억개에 달하는 기기 및 사물이 통신망에 연결될 전망이다. 이때문에 현재 5G망 기술로는 감당이 불가능한 대규모 데이터가 쏟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측은 6G 통신망의 특징으로 5G 대비 50배 빠른 1Tbps의 통신 속도를 꼽기도 했다. 또 기지국과 단말기 간의 응답속도는 0.0001초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홀로그램 기반의 화상회의도 끊김없이 진행 가능한 셈이다. 통신망은 한층 지능화돼 인공지능(AI) 관련 칩이 각 기지국에 필수 탑재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각종 정보를 클라우드 센터가 아닌 기지국 단위에서 처리하는 ‘엣지컴퓨팅’ 등도 보편화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6G 구현을 위해 필요한 기술로 △테라헤르츠(THz) 주파수 대역 활용을 위한 기술 △고주파 대역 커버리지 개선을 위한 새로운 안테나 기술 △이중화(Duplex) 혁신 기술 △유연한 네트워크 구성 △위성 활용 등 네트워크 토폴로지(Topology) 혁신 기술 △주파수 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주파수 공유 기술 △AI 적용 통신 기술 등을 꼽았다. 현재 5G 망 등에도 일부 구현된 기술이지만 보다 고도화되고 훨씬 보편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이재용(앞줄 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화성에 자리한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해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며 초격차를 당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4일 6세대 이동통신 백서를 업계 최초로 공개하며 초격차 전략에 기반한 ‘미래 기술’ 선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다만 삼성전자가 제시한 이 같은 기술이 6G 표준 기술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동통신 표준은 국제표준화단체인 3GPP가 단계적 세부기술을 표준화한 이후 ITU가 이를 최종 결정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실제 지난 몇년간 진행된 5G 표준 작업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각 통신사업자들은 자신들이 우위를 갖고 있는 기술을 표준에 포함시키기 위해 ‘합종연횡’ 형태로 대응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 노키아, 에릭슨 등과 경쟁하고 있는만큼 이르면 오는 2028년께 제정될 6G 표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국의 주요 통신사들과 협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5G 시장에서의 기술 우위를 6G에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아이플리틱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집계한 글로벌 통신 사업자들의 5G 관련 특허 승인건수에서 삼성전자가 1,746건으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노키아(1,683건), 화웨이(1,337건), 에릭슨(765건) 등 경쟁업체와의 차이가 크지 않아 6G 시장에서만큼은 ‘초격차’에 기반한 보다 공격적인 특허 획득 전략이 요구된다.

삼성전자가 비교적 빨리 6G 관련 백서를 내놓은 것은 세대별 이동통신 표준 정립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추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3G 이동통신의 경우 지난 1985년 표준 작업이 진행돼 실제 표준마련까지 15년이 걸렸으며 4G는 12년, 5G는 8년이 각각 걸렸다. 6G의 경우 이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표준이 정립될 수 있는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표준이 마련된 후 이를 넘어서는 신기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다음세대 표준이 아닌 현 세대 표준을 개량하는 방식으로 표준 작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6G 백서가 다소 이른감이 있다”며 “다만 삼성이 지금까지 보여준 초격차 전략을 감안하면 재빨리 주도권을 잡고 타 업체들이 삼성을 추격하는 그림으로 ‘판’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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