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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택의 세상보기] 세 번째 WTO 사무총장 도전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다자무역체제 입지 위축 상황서

韓후보 WTO기능복원 도움 예상

日 의식말고 회원국 설득 주력을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일정이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25년간 통상전문가로서 외길을 걸으며 국제네트워크 구축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업적을 쌓았지만 그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WTO라는 기구와 그 수장인 사무총장의 위상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 선거도 호베르투 아제베두 현 사무총장이 임기를 1년이나 남겨두고 사임해 갑자기 치르게 됐는데 그 배경에는 미국의 입김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WTO가 미국의 국익을 해친다고 하고 상소기구 위원의 임명을 막아 WTO 분쟁해결 기능을 멈추게 했다. 사무총장이 되더라도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선거에서 경쟁해야 할 상대도 버겁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재무장관과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백신면역연합 이사회 의장이 나왔다. 여태까지 아프리카 출신 WTO 사무총장이 없었다는 점도 고려 요소다.

영국의 리엄 폭스 전 국제통상장관도 유럽 등 선진국의 영향력을 배경으로 힘을 받고 있다. WTO 사무총장을 선진국과 개도국이 번갈아 맡아왔는데 이번에는 선진국 차례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와 언론에서는 유 후보에게 나름대로 승산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 성패 여부를 떠나 WTO 사무총장에 대한 도전은 큰 의미가 있다.



첫째, WTO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수출의 토대를 마련해준 기관이다. WTO에서 무역규범을 제정하고 세계 각국에 이를 지키도록 해 우리는 TV·자동차·선박·반도체를 수출하고 이를 통해 경제발전을 이뤄냈다. 이 국제규범을 만들고 집행하는 WTO 사무총장에 우리나라는 두 번 도전했다. 1994년 김철수 상공부 장관이 출마해 최종 선출에는 실패했지만 사무차장을 맡아 역할을 했다. 2012년에는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해 2단계까지 갔으나 3단계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이 이번 세번째로 도전함으로써 국제통상 체제를 옹호하고 이의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이 있음을 국내외에 알리는 효과를 냈다.

둘째, 위기에 처한 WTO를 개혁해 다자무역 체제를 회복하는 해법을 제시한다는 의의가 있다. WTO의 무역확대 기능은 실종됐으며 첨예한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재자의 역할도 상실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분리 움직임으로 다자 간 무역체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글로벌 무역체제를 활용해 세계 9위의 무역국가로 성장한 한국의 사무총장 후보가 제시하는 대안은 선거를 넘어 WTO가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유 후보가 제시한 시의적절하고(relevant) 회복력 있으며(resilient) 대응력을 갖춘(responsive) 세계무역기구를 만들자는 ‘3R’ 목표는 WTO의 기능을 보완, 복원하기 위한 원칙으로 손색이 없다.

WTO 사무총장 선거에 대한 일본의 반응에 예민하게 맞대응할 필요는 없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일본이 아시아에서 주도권을 잃을까 봐 한국 사무총장을 반대하며 그에 대비해 우리 자원을 총동원한다고 했다는데 이는 공개적으로 할 얘기가 결코 아니다. 후보를 내지 않은 일본과의 싸움이 아니라 WTO 회원국에 대한 설득이 초점이다.

WTO 이사회에서의 15분 정견발표를 시작으로 선거의 긴 여정에 들어가는 유 본부장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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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독자부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기자는 사회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진실을 향하고 거짓을 고발하는 게 기자의 사명이라고 들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고 이를 책임지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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