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동안 악성 댓글(악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댓글 활동 이력을 공개하거나 특정인의 댓글을 차단하는 기능을 도입하는 등 여러 기술적 시도들을 단행했다. 특히 욕설은 물론 무례한 표현까지 탐지하는 ‘인공지능(AI) 클린봇’을 도입하고 성능을 업그레이드 한 결과 악성 댓글 작성 및 노출 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지난 1월 대비 6월의 악성 댓글 작성 수가 감소했고, 규정을 위반해 삭제되는 건수가 63.3% 줄었다고 21일 밝혔다. 같은 기간 댓글에 대한 비공감 클릭은 21.5%, 신고는 53.6% 감소했다.
네이버 측은 “3월 ‘댓글 이력 공개’는 악성 댓글 작성 감소에, 4월 ‘특정인이 작성한 댓글 차단’, 6월 ‘클린봇 업그레이드’는 악성 댓글 노출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전체 댓글 수는 0.7% 소폭 감소한 반면 작성자 수는 8% 늘었다. 작성자가 직접 삭제한 댓글 수는 20.8% 감소하고, 1인당 댓글 작성 빈도는 8% 줄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댓글이력 공개, 본인확인제 시행이 댓글 공간 위축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반대로 더 많은 사용자들이 참여해 더욱 신중하게 다양한 목소리를 남기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든 이용자들의 댓글 이력이 공개되면서 다른 이용자의 ‘댓글 모음 페이지’ 방문도 잦아졌다. 네이버에 따르면 댓글 모음 페이지 방문이 4배 많아졌고, 댓글 모음 페이지 하단 리스트를 통해 기사에 유입되는 경우도 22.5% 증가했다.
이 같은 뉴스 댓글 환경 변화에 대해 네이버는 지난 6월 업그레이드 된 ‘인공지능(AI) 클린봇’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 첫 선을 보인 AI 클린봇은 욕설이나 비속어가 들어간 댓글을 탐지해 자동으로 블라인드 처리하는 기술로, 지난 6월 비속어를 포함하지 않았더라도 모욕적인 표현이나 무례한 댓글까지 탐지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네이버에 따르면 AI 클린봇은 기사에 따라 1.5~2배 가량 향상된 탐지 성능을 보였고, 정확도는 95%에 이르렀다. 특히 단어가 아닌 이모티콘이나 특수기호를 이용해 시각적으로 만들어내는 욕설까지 탐지했다. 그 결과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악성 댓글이 줄어들면서 AI 클린봇 업그레이드 직전 대비 악성 댓글 신고 건수가 19% 감소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클린봇의 정확도는 더 높이고, 탐지 범위는 넓히기 위한 개선작업을 계속해, 뉴스 댓글 서비스가 해당 뉴스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공론장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 외에 악성 댓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기술적 시도들을 계속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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