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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이 SNS에 올릴만하네...예상외로 큰 이마트 리뉴얼 효과

월계점 리뉴얼 후 매출 57% 증가

그로서리 강화하고 맛집 유치해 고객몰이 성공

2,600억 투입하는 점포 리뉴얼 작업 본격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8일 이마트 강릉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 강릉점은 서울 월계점과 전남 순천점과 함께 리뉴얼을 거친 점포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대형마트 업계가 온라인의 대공세로 내리막을 걷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마트가 점포 리뉴얼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월계점 등 리뉴얼 점포의 방문 고객 수가 늘고 매출이 대폭 증가해 이마트 내부는 현재 한껏 고무된 상태다. 점포 리뉴얼은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주도하는 이마트의 위기돌파 전략이다. 정 부회장은 월계점과 강릉점 등 리뉴얼 점포를 방문해 직접 쇼핑하고 그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릴 정도로 리뉴얼에 의지를 갖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월계점은 리뉴얼 이후인 5월28일부터 7월13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7%나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과일이 38%, 채소 34%, 축산 28% 각각 증가했다. 여기에 이마트 자체브랜드(PB) 가정식대체식(HMR)인 ‘피코크’ 전용 매장을 신경써서 꾸민 결과 피코크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넘게(109%) 증가했다. 주류는 인터넷 판매가 안 된다는 점에 대응해 상품 종류를 늘리고 매장을 개편한 결과 매출이 64% 증가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 수가 늘었다는 것은 장난감 판매량이 말해준다. 이 기간 월계점 완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나 늘었다.

이마트 월계점은 직영 매장 상품 판매만 늘지 않았다. 유통업계에서 이른바 ‘테넌트’라고 부르는 임대매장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290%나 증가했다. 리뉴얼을 통해 유명 맛집과 즐길거리 등을 유치해 공간을 임대한 결과 이 점포들을 찾아오는 고객이 늘었다. 맛집을 찾아오거나 나들이 목적으로 마트에 오는 사람은 웬만하면 그냥 가지 않는다. 뭐라도 사 가지고 가기 마련이다. 임대매장의 흥행 여부는 마트 직영 매장 매출과 상호관계를 갖는다.

이마트는 이같이 월계점의 리뉴얼 효과가 지표로 나타나자 월계점을 모델로 한 타 점포 리뉴얼 작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이마트는 올해 총 투자의 30%에 해당하는 2,600억 원을 리뉴얼 예산으로 편성하고 140개 점포 중 30%를 리뉴얼하겠다고 연초 발표했는데 코로나19 등 여파로 현재까지 월계점과 강원도 강릉점, 전남 순천점 3곳만을 리뉴얼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월계점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마트의 미래”라면서 “8월 이후 월계점을 모델로 한 점포 리뉴얼을 본격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리뉴얼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그로서리(식료품) 매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식품 매장의 깊이를 더해 방문 고객에게 가치와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월계점에는 20m에 달하는 주류 냉장고를 설치하고 세계 유명 맥주를 판다. 이마트가 말하는 ‘깊이’란 이런 것이란 설명이다.

당초 이마트가 그로서리를 강화해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했을 때 고개를 갸웃거린 사람들이 많았다. 식품이야말로 최근 가장 빠르게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품 카테고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계점의 사례를 봤을 때 식품 매장의 깊이를 더해 온라인이 만족시킬 수 없는 부분을 채워주면 결국 고객이 찾아온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마트 리뉴얼의 또 하나 방향은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요즘 쇼핑객들은 마트 쇼핑을 더 이상 즐거움으로 여기지 않는다. 수고스런 장보기일 뿐이다. 때문에 마트가 먹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신해야만 고객이 다시 찾아온다. 이에 이마트는 과거 8대2였던 직영매장 대 임대매장 비율을 3대7로 과감히 바꿔 먹거리와 즐길거리 업체를 대거 유치했다. 과거 대형마트가 초라한 푸드코트에서 짜장면과 비빔밥을 팔던 시절은 잊어야 한다. 월계점에 얼마나 많은 맛집이 있는지는 홈페이지에 있는 리스트만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맛집, 키즈, 맛집, 유명 브랜드 점포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콘텐츠를 채워 고객 방문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현재 점포 축소 등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견디는 중이다. 그러는 가운데 이마트가 홀로 리뉴얼에 투자를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경쟁사에 비해 이마트의 점포당 매출이 3배 정도 높다”면서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지금의 모델로는 경쟁력이 없다”면서 “이마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그로서리에 집중하고 점포를 ‘즐거운 곳’으로 바꿔야만 살 수 있다고 판단해 리뉴얼 투자에 나섰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이마트 월계점 리뉴얼 후 매출 신장률(단위:%)



과일 38

채소 34

축산 28

피코크 109

주류 25

완구 64

테넌트 290

전체 57

*5월28일~7월13일·전년 동기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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