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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시청률·화제성 지지부진 속 도래한 수목 드라마 침체기

/ 사진=KBS, JTBC, MBC, tvN




최근 각 방송사의 수목 드라마가 기세를 펼치치 못하고 있다. 드라마들은 앞다퉈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시청률 2~3%대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달 1일 첫 방송한 KBS2 ‘출사표’를 시작으로 JTBC ‘우리, 사랑했을까’, MBC ‘십시일반’, tvN ‘악의 꽃’이 차례대로 수·목 저녁 드라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6일 닐슨코리아 기준, ‘십시일반’이 시청률 3.2%로 선두를 차지했으며, ‘출사표’와 ‘악의꽃’ 시청률은 3.1%, ‘우리, 사랑했을까’는 시청률 1.8%에 그쳤다.

‘십시일반’이 시청률 면에서 1위를 선점하긴 했으나 근소한 차이와 낮은 수치로 인해 진정한 1위라고 보기엔 다소 찜찜한 분위기다. 한때 방송 시장을 주도했던 드라마가 시청률 3%에서 요지부동하고 있는 모습은 현 방송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할 것 없이 드라마 시청률 위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방송가는 드라마 시청률 위기 극복을 위해 시간대 변경, 회차 축소, 모바일 콘텐츠와의 결합 등 다양한 방식을 취하며 대안을 마련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실을 거두진 못하는 상황이다.

/ 사진제공=TV조선


일각에서는 수목 드라마의 시청률 참패 원인이 방송가를 장악한 트로트 신드롬에 있다고 본다.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되던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과 같은 예능 프로가 시청률 최소 20% 이상을 집어삼키면서 수목드라마 불행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실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종영 이후 이어진 ‘뽕숭아학당’(13.5%)과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20.8%)는 초반만큼은 아니지만 현재 수목 드라마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이들은 시청률뿐만 아니라 방송 후, 실시간 검색어 키워드에 오르는 등 화제성까지 싹쓸이 하고 있다.



그러나 수목 드라마 시청률 저조 현상을 트로트 신드롬에만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콘텐츠를 접하는 환경이 확대되고 다양해진 탓이기도 하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왓챠·웨이브·티빙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활성화로 시청자들의 콘텐츠 선택지가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IPTV와 온라인 다시보기로 드라마를 보는 방식도 늘어나면서 TV 앞에서 본방사수를 하는 시청층도 줄어드고 있다. 시청률은 저조하지만 되레 OTT에선 드라마가 선전을 펼치기도 한다.

/ 사진=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홈페이지 캡쳐


이외에도 수목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건 시청자의 다양한 니즈와 달라진 생활스타일을 반영하지 못해서 일 수 있다. ‘십시일반’을 제외하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들은 모두 코믹과 미스터리가 가미된 멜로 장르에 속한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콘텐츠까지 섭렵한 시청층에게 로맨스 외엔 새로운 이야기가 없는 셈이다.

드라마 속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에피소드, 보지 않아도 뻔한 결말, 억지 교훈이 담긴 메시지도 드라마에 대한 흥미와 함께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떨어뜨린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정규 편성 시간에 방송사가 틀어주는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입소문 난 드라마를 직접 찾아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드라마를 몰아보거나 골라본다.

수목극 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드라마 시청률 저조 현상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실제 시청 패턴을 고려한 시청률 집계 방식의 변화나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것이 극복 방안이 될 수 있다. SBS처럼 수목극 폐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할 때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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