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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사기 ‘옵티머스펀드’ 판매 결정 NH 임원, '준법감시' 책임자 됐다

■강민국 통합당 의원실

징계·제재 없이 준법감시본부장

임직원 불법행위 등 감시 역할

옵티머스 학연인 ‘한양대’ 동문

투자자 가운데 70대 가장 많아

강 “은퇴·노후자금 허공에 증발,

문제 알면서도 판매 책임져야”

NH "허위계약 확인 못해" 해명

강민국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당 소속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위 의원들과 국회 소통관에서 라임, 옵티머스 사태 진실규명과 피해구제를 촉구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이영, 강민국, 유의동, 윤창현, 김웅 의원.




NH투자증권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판매를 결정했던 임원이 이후 회사 불공정거래 등을 감시하는 책임자인 ‘준법감시본부장’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계약을 막기는커녕 수천억 원의 손실을 초래한 관련자가 회사 임직원의 불법거래를 막는 자리로 사실상 영전한 셈이다. 더욱이 이 인사도 정권 실세와 유착설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혁진 전 대표와 같은 한양대학교 출신인 사실도 밝혀졌다.

6일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특위 소속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NH투자증권에서 지난해 6월 ‘유니버셜 인컴 빌더 펀드 링크드 파생결합증권(DLS)’ 결정을 한 임원이 지난해 12월 준법감시본부장으로 발령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펀드는 사기계약으로 환매가 연기된 상품이다. 당시 상무였던 이 임원은 상품소위원회 위원장으로 펀드 판매를 결정했다. 하지만 옵티머스펀드가 환매중단과 환매 연기되며 투자자는 물론 회사도 수천억 원의 피해를 볼 위기에 처해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 “최소 3,000억원은 회수 가능성이 낮고 나머지 2,000억원도 상당 부분 회수가 어려울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임원은 내부 징계나 제재를 받지도 않고 회사의 중책인 준법감시본부장으로 전보됐다.

준법감시기구는 금융회사 직원이 고객재산의 관리자로서 법과 규정을 지키고 회사 내부의 절차 역시 준수하는지를 감독하는 자율통제·감시 조직이다. 또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자신들만 아는 내부정보나 이해관계가 겹치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수천억 원의 투자자 손실을 일으킨 임원을 징계를 주지 않고 오히려 준법감시본부장으로 전보했다.

사모펀드 특위는 NH투자증권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옵티머스운용의 불법적인 계약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강 의원실은 옵티머스펀드의 판매를 결정한 현 준법감시본부장이 정권 실세 연루설과 횡령 등의 혐의로 해외로 도피한 이혁진 전 대표, 구속된 김재현 대표와 같은 한양대 출신이라고도 밝혔다.







특위는 투자자들의 돈을 증발시킨 담당자를 준법감시본부장에 앉힌 NH투자증권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옵티머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2,404명 가운데 70대 이상이 697명으로 가장 많다. 고객들의 은퇴·노후자금을 날린 악질 금융사기라는 설명이다.

강민국 의원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사의 신뢰도에 대해 충분히 의심이 가는 상황임에도 NH투자증권은 판매사 중 가장 많은 펀드를 적극적으로 판매했다”며 “결과적으로 NH투자증권의 봐주기식 펀드 판매 승인 때문에 고령의 은퇴자들이 노후자금으로 마련한 소중한 자산이 허공에 사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옵티머스 자산운용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펀드 판매를 결정했다면, 판매사 역시 이 사태의 공동정범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담당 임원 등 당시 판매 결정자들의 과실 여부와 NH투자증권의 책임 여부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NH투자증권은 통합당 사모펀드 특위의 주장에 대해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해당 임원은 지난해 12월 임원 정기 인사에서 타 본부로 발령이 난 만큼 올해 6월 발생한 옵티머스 사태 책임을 피해서 발령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운용사 측에서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의 허위여부까지 당사가 확인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라며 “봐주기식이나 문제가 알고 있었음에도 판매를 결정했다는 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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