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이 다시 떴다. 90년대에 데뷔해 시대를 풍미한 두 명의 ‘슈퍼’ 엔터테이너 엄정화와 이효리가 그 주인공이다. 배우와 가수로 롱런하며 여성 연예인들의 롤모델로 자리잡은 엄정화와 가수이자 예능인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효리가 MBC ‘놀면 뭐하니?’의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뭉친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엄정화는 최근 오랜 공백을 깬 영화 복귀작 ‘오케이 마담’에서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하며 ‘역시 엄정화’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효리 역시 MBC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로 식지 않는 인기를 보여줬다. 쉼 없는 도전과 털털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20여 년 동안 뜨거운 인기를 누려 온 두 ‘시대의 아이콘’이 이번에는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 프로젝트로 제시, 화사와 함께 또 한 번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환불원정대’란 이름은 네 명 모두 강렬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들인 만큼 “함께 항의하러 가면 어느 가게에서도 환불을 해줄 것 같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으로, 언니들의 활약상에 벌써 기대가 모이고 있다.
가수를 넘어…수식어가 필요없는 독보적인 그녀들
엄정화와 이효리는 가수로서 최정상에 오른 뒤 각각 배우와 예능인으로도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엄정화는 1992년, 이효리는 1998년에 데뷔한 이래 2020년 현재까지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마돈나’로 불리는 엄정화는 섹시한 이미지를 토대로 ‘배반의 장미’ ‘포이즌’ ‘초대’ ‘몰라’ 등 많은 히트곡을 쏟아내며 90년대를 대표하는 여가수로 자리 잡았다. ‘30대 여가수는 댄스를 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과감한 무대매너로 대중들과 만나 온 그는 지난 2017년 11년 만의 정규앨범인 10집 ‘더 클라우드 드림 오브 더 나인’으로 ‘가수 엄정화’의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배우로서도 대체할 수 없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1993)로 얼굴을 알린 뒤 ‘결혼은 미친 짓이다’(2002)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오케이 마담’은 지난 12일 개봉 이래 16일 현재까지 77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여전한 엄정화의 흥행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이효리는 걸그룹(핑클), 솔로, 혼성그룹(싹쓰리)으로 모두 1위 곡을 보유한 유일한 가수이자, 연예대상과 가요대상을 둘 다 받은 유일한 연예인이다. 1998년 4인조 걸그룹 핑클의 리더로 데뷔한 이효리는 핑클 활동으로 ‘블루 레인’ ‘내 남자친구에게’ ‘영원한 사랑’ ‘나우’ 등 무수한 히트곡을 남겼다. 2003년 솔로로 데뷔한 후에도 ‘텐미닛’ ‘유 고 걸’ 등 메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200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트렌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2003년 SBS 가요대전, KBS 가요대상, 서울가요대상 등 주요 시상식에서 대상을 휩쓴 이효리는 예능인으로서도 입지를 굳혔다. SBS 예능 ‘패밀리가 떴다’로 유재석과 2009년 SBS 연예대상에서 공동 대상을 받았다.
솔직·털털 매력, 밀레니얼 세대에도 통했다
두 사람의 매력은 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옆집 언니·누나와 같은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이다. 엄정화는 최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다 가졌다”는 칭찬에 “남편은 없다”고 재치있게 받아치는가 하면, tvN ‘온앤오프’에서 데뷔 이래 첫 관찰 예능에 도전하며 꾸밈없는 일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SBS ‘집사부일체’에서는 “자신을 홀대하지 말고 더 아껴주라”며 본인의 갑상선암 투병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효리는 그간 솔직담백한 어록으로 화제가 됐다. JTBC ‘한끼줍쇼’에서 만난 한 초등학생에게는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라고 조언(?)하고,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그놈이 그놈이다” 라는 등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전해 큰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7월 가수 윤아 등과 함께 노래방에서 SNS 라이브 영상을 한 것에 대해서는 “요새 내가 들떠서 생각이 깊지 못했다”며 눈물을 보이며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신비주의를 강조하기보다는 솔직한 모습을 선보이는 두 사람은 솔직하고 적극적인 밀레니얼 세대의 코드와 부합한다”면서 “앞으로 더욱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는 프로젝트 ‘환불원정대’는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엄정화는 “전 늘 열려있었는데 후배들과 함께할 기회가 그동안 없었다”며 “이효리가 방송에서 제 이름을 언급하는 걸 보고 ‘왜 안 돼?’란 생각을 했다”며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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