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 상승의 모멘텀은 유동성과 저금리, 그리고 코로나 백신 임상개시에 따른 위험감소이다. 제조업이 정상화되면서 펀더멘털 지표 개선의 시그널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주가가 과도하게 올라 고점 논쟁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첫번째 고점 논쟁은 기술지수의 급등세이다. 기술지수가 전통지수 대비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향후 전개될 4차 산업 혁명의 변화를 선반영 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유동성과 낮은 금리로 인해 성장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게 반영된 것도 기술지수 상승에 기여한 바가 큰 것으로 보인다. 지수의 상승만으로 논쟁에 빠지기보다 미래의 성장을 선반영하는 주가의 선행성과 주가 결정모형에서 할인율에 해당하는 금리의 하락을 꼼꼼히 따지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둘째는 4차산업 주도주의 급등세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테슬라·줌커뮤니게이션·네이버·카카오·BYD 등이다. 이들 기업은 올해 100~300% 상승세를 기록하며 밸류에이션 버블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가가 급등한 반면 실적 증가는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1년간 기업실적 개선이 이루어져 밸류에이션 부담을 낮출 것이고, 산업형성 초기로 향후 실적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선도기업의 프리미엄도 반영돼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 전개로 인한 고점 논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8월초 중국 SNS 기업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위챗 모회사 텐센트와의 모든 거래를 금지하였을 뿐 아니라 미국 내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고점 논쟁이 우리 투자자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첫째, 펀더멘털 반영보다 주가 반영이 항상 선행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주가가 향후 몇 년간의 실적을 선반영 했는지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위기 이후에는 새로운 산업과 기업이 태동한다는 사실이다. 언택트를 기반으로 한 상거래·디지털콘텐츠·인공지능·무인자동차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셋째, 기업에 대한 버블논쟁은 불가피한 현실이 될 것이다. 버블 논쟁에서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관점이 아닌 기업의 경영자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가가 판단의 기준이 되며, 성장이 지속되는 한 주식을 매도하는 경영자는 없다. 기술지수의 상승과 신흥 기술기업의 주가 상승,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은 시장 주도주의 부각이라는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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