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규제 및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과 관련,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정부 탓이라고 할 수 없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아닐까 싶을 지경”이라고 날선 비판을 내놨다.
진보 성향인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권 변호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추 장관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의 기사를 올린 뒤 “이 정부 담당자들의 메시지는 투박하고 한심하고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다”면서 “전 정권은 악이요, 자신들은 선이라는 진영적 우월의식의 발로”라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권 변호사는 “조정기간 중 생기는 정책수용자들의 불가피한 갈등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없는 거친 언사는 옳은 정책으로도 인심만 잃는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이어 “전광훈이 어둠의 대깨문(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를 일컫는 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 이 분(추 장관)은 더불당(민주당)의 전광훈 아닐까 싶을 지경”이라고 쏘아붙였다.
권 변호사는 이같은 발언은 최근 일부 보수단체가 주도한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목사의 행보가 문 대통령과 여권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평가를 염두에 둔 비유로 읽힌다.
권 변호사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과 미디어법 반대, 국가보안법 수사 중단 촉구 활동 등에 앞장서 온 진보성향 인사로 꼽힌다.
특히 천안함 사건 진실규명 범시민사회공동대책협의회 법률자문단에 이름을 올렸고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에도 함께했다.
앞서 추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부동산 급등은 투기 세력 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일반 주부에 이어 젊은 층마저 투기대열에 뛰어들고 투기심리가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번졌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그러면서 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정부 탓이라고 할 수 없다”고도 적었다.
추 장관은 “2018년 부동산시장에는 부동산 스타강사들이 증시처럼 일반 투자자를 모으고 표적 삼은 대상지를 버스를 타고 사냥하고 다니는 등 부동산시장 작전세력을 움직였다”면서 “부동산 정책을 비웃는 작전 세력이 있고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일반화돼 있기에 어떤 정책도 뒷북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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