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모습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매도를 재개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겨 국내 증시가 상승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공매도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공매도 연장이나 금지 소식을 기다려 온 주식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다음 달 15일 재개를 앞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최소 6개월간 재차 연장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미리 파는 투자 방법으로 주가 하락을 예측할 때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신용도가 높은 기관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공매도 제도가 활성화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며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공매도 제도가 낙폭을 키운다는 의견이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나오며 3월 중순부터 공매도는 6개월 간 금지됐다.
이날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도 “어렵게 회복된 국내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타당하고 필요한 조치를 다각도로 검토해 조만간 발표될 공매도 연장 여부와 관련, 금융당국과 함께 합리적 방안이 최종 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공매도 금지 연장에 힘을 실었다.
다음 달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과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만일 공매도 금지 조치가 6개월 이상 연장된다면 국내 기업의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내년 1·4분기까지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에 대한 두려움 없이 국내 증시에서 투자가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최근 국내 증시 급등의 주요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 3월 16일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각각 34.4%와 57.8%씩 상승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웃돌았고 금융위원회가 공매도를 금지했기 때문”이라며 “공매도는 주가가 적정수준 이상으로 올랐을 때 되돌리는 역할도 하는데 현재는 공매도가 금지됐으므로 지수는 적정 수준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금지 해제 이후 투자 전략으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현황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었을 때 어느 종목에 공매도가 얼마나 증가할지 신종자본증권 발행 현황으로도 일부 짐작 가능하다”며 “공매도 금지 해제 전 신종자본증권 발행 현황을 주시하며 공매도를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신흥에스이씨·클리오·휴젤·녹십자셀 등이 신종자본증권 비중이 높고 패리티(전환사채 등을 주식으로 전환할 때의 전환가격에 대한 주가의 비율)가 100% 이상이라 공매도를 활용한 차익거래 가능성이 존재해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피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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