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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아슈라

680년 1월, 이라크 남부 카르발라. 수니파인 우마이야왕조의 야지드가 보낸 3만여 군대가 시아파인 후사인 이븐 알리 이맘과 그의 추종자 무리를 포위했다. 야지드 군대는 9일 동안 물 공급을 막은 후 10일째 되던 날 밤 후사인 이맘 일파가 예배를 마치자 무참하게 살해했다. 대부분의 남자들을 참수하고 여자들만 몇 명 살려 포로로 데려갔다. 시아파 무슬림들이 해마다 1월10일(이슬람력)을 가장 성스러운 날인 ‘아슈라(Ashura)’로 애도하는 이유다. ‘아슈라’는 열 번째 날이라는 뜻이다. 시아파 종파가 분리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시아파 무슬림들은 이날 카르발라 사건을 재현하며 후사인 이맘과 추종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종의 ‘자해 축제’를 벌인다. 후사인 순교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재현하고 가두 퍼레이드에서는 참례자들이 사슬로 자신의 신체를 때려 피로 물들이기도 한다. 후사인 이맘이 묻힌 카르발라는 시아파에게 가장 성스러운 장소로 자리 잡게 됐다. 야지드가 후사인 제거에 나선 것은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은 데 있다. 후계자는 원로들의 추천과 선거로 선출됐다.





무함마드의 사촌 동생이자 사위로 가장 가까운 혈통인 알리는 4대에 이르러야 칼리프로 추대됐다. 하지만 시리아 총독이던 무아위야가 반란을 일으켜 우마이야왕조를 세우고 스스로 칼리프라 칭했다. 알리는 내분으로 암살당했다. 이후 무아위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아들 야지드는 자신에 대항하는 알리의 아들이자 무함마드의 외손자인 후사인 이맘을 참혹하게 살해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지난주 말 이란과 이라크 등 시아파 이슬람 국가에서 아슈라 행사가 대규모로 열렸다. 요즘 양국에서는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각각 2,000~4,0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인파가 몰리다 보니 거리 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상당수는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아슈라 행사가 부디 탈 없이 끝나고 코로나 대유행도 멈췄으면 좋겠다. 코로나19는 종교의 자유를 흔들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 됐다.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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