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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해소따른 일시 조정" vs "10% 더 떨어질 가능성도"

[美 나스닥 급락 놓고 논란]

■안정성장 위한 조정론

일부종목 과도한 상승 해소 기회

S&P500 기업 80% 실적 상향에

美소비 내년 급증 예상도 긍정적

■"폭락 심상치 않다" 반론

증시·실물경제 디커플링 극심

펀더멘털 하락·대선 불확실에

콜옵션 차익실현 등 변동성 커져





월가가 3일(현지시간) 증시 폭락을 일시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다. 지난주 연준이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지금의 초저금리가 최대 5년 이상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린지 벨 앨리인베스트 최고투자전략가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에 앞으로는 고용지표도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점쳤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한 좋은 계기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부 종목의 상승세가 과도한 상황에서 큰 폭의 조정을 한 번 받으면서 거품이 끼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에드 킨 QMA 수석투자전략가는 “강세장의 지극히 자연스럽고 건강한 조정”이라며 “전반적으로 점점 거품이 끼어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주가의 핵심 요소인 실적이 좋다는 점도 주요 이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소속 기업 80%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내년에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가 오르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이는 지금의 증시가 지난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과 다른 이유로 거론되기도 한다.

반면 증시와 실물경제의 탈동조화(디커플링)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어 이번 폭락이 심상치 않다는 반론도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펀더멘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주가가 손쉽게 10%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이날 하락이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가 더 오르기 힘들 것으로 보고 대거 이익실현에 나선 결과라는 해석과 비슷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애플 주식 옵션 거래는 전체 단일 종목 거래의 4.7%를 차지했다. 평소 때보다 50%나 높다. 테슬라의 비중도 2.6%에 달했다. 이는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한 개인투자자들이 콜옵션을 대거 매입했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짐 티어니는 “기술주 랠리에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급증과 비정상적인 콜옵션 물량의 영향이 컸다”고 지적했다. 시기적으로 9월은 항상 주가가 좋지 않았다는 해석도 있다. S&P500만 해도 9월에 평균 0.5% 떨어졌다.

월가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변동성은 계속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헤지펀드인 퍼싱스퀘어캐피털의 빌 애크먼은 “시장이 역사상 가장 불확실한 시기 중 하나를 맞고 있다”며 “다가오는 미국 대선은 향후 몇 주, 몇 달 동안 더 많은 불확실성을 낳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동학개미의 힘이 다시 한번 발휘됐다. 코스피지수는 4일 1.15%(27.65포인트) 하락하면서 장을 마쳤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오르면서 탈환을 시도했던 2,400선과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뉴욕증시와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수가 하락하면 어김없이 사들인다는 올해 개인들의 투자 전략이 이날 증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코스피지수가 1.17% 하락할 때도 개인들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5,69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바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 급락분을 반영해 하방 압력은 확대됐지만 개인들의 매수세에 낙폭이 줄었다”며 “K뉴딜 관련 기업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등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는 개인들의 매수세에 하락 압력을 견뎌냈지만 미국 주식 원정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률에 고민이 생겼다. 이번 주(8월31일~9월2일)에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증시 상장 주식을 15억달러어치 이상 매수했다. 특히 전날 낙폭이 컸던 테슬라(3억5,907만달러), 애플(2억2,044만달러), 엔비디아(1억2,588만달러) 등을 이번주에도 집중 매수한 만큼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김영필특파원 박성호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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